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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클리퍼스의 홈구장인 인튜이트 돔을 둘러봤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다른 구장 후기와는 조금 결이 다르게, 이 구장 하나를 AI 기술과 디지털 혁신이라는 주제로만 집중해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15년 넘게 마케팅 현장에 있으면서 ‘AI 스타디움’이라는 말을 여러 번 들어봤지만, 실제로 그 개념을 이 정도까지 완성형으로 구현해놓은 구장은 인튜어트 돔이 처음이자 최고였습니다.

인튜이트 돔 — AI를 전제로 지어진 신생 구장
인튜이트 돔은 2024년 8월에 개장한 신생 구장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에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 구장이 NBA 역사상 처음으로 다른 팀과 공유하지 않고 클리퍼스 단독으로 쓰기 위해 처음부터 새로 지어졌다는 사실입니다. 구단주가 사재로 전액 투자했다고 하는데, 건설비만 우리 돈으로 2조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관중석은 1만 8천 석 규모로 다른 NBA 구장보다 오히려 작은 편인데, 그만큼 좌석 하나하나의 밀도와 경험에 더 투자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구단이 처음부터 내세운 핵심가치도 ‘팬 중심’,‘기술혁신’,‘지속가능성’ 세 가지였습니다.
인튜이트 돔은 2024년 8월에 개장한 신생 구장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에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 구장이 NBA 역사상 처음으로 다른 팀과 공유하지 않고 클리퍼스 단독으로 쓰기 위해 처음부터 새로 지어졌다는 사실입니다. 구단주인 스티브 발머가 사재로 전액 투자했다고 하는데, 건설비만 우리 돈으로 2조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관중석은 1만 8천 석 규모로 다른 NBA 구장보다 오히려 작은 편인데, 그만큼 좌석 하나하나의 밀도와 경험에 더 투자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구단이 처음부터 내세운 핵심가치도 ‘팬 중심’,‘기술혁신’,‘지속가능성’ 세 가지였습니다.

헤일로 보드 — 사각지대를 없앤 360도 전광판
가장 상징적인 시설은 ‘헤일로 보드’라는 이름의 전광판이었습니다.
경기장 천장 전체를 360도로 둘러싸는 양면 LED 스크린인데, 면적이 4천 제곱미터가 넘고 LED 소자만 2억 개 이상 들어갔다고 합니다.
일부러 관중석 이곳저곳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화면이 어떻게 보이는지 직접 확인해봤는데, 코트 반대편 끝에 앉아도 화면이 끊기거나 목이 꺾이는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기존 구장들은 코트 양 끝에만 전광판을 걸어두다 보니 좌석 위치에 따라 시야에 사각지대가 생기는 게 당연했는데, 이 구장은 링 형태의 전광판을 관중석 위 어디에서나 볼 수 있게 설계해서 그 문제 자체를 구조적으로 없애버렸습니다.
마케터 입장에서 보면 이건 단순한 전광판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광고 노출면과 팬 시야각이라는 오래된 트레이드오프 자체를 재설계한 사례였습니다.

더 월과 참여형 좌석 설계
좌석 설계도 철저히 팬 참여를 전제로 되어 있었습니다. ‘더 월’이라는 이름의 구역은 원정팀 벤치 바로 옆에 51열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클리퍼스 열성팬 전용 좌석인데, 축구 팬이라면 익숙할 도르트문트의 ‘옐로우 월’에서 착안했다고 들었습니다.
일반 좌석에 직접 앉아서 USB-C 단자에 휴대폰을 꽂아보고 좌석 옆 조명 버튼도 눌러봤는데, 별것 아닌 장치인데도 손이 계속 가는 게 신기했습니다. 게임 콘트롤러가 내장된 좌석도 있어서 경기 사이사이 짧은 참여형 이벤트를 즐길 수 있게 해놓았는데, 이런 디테일 하나하나가 관람을 수동적인 감상이 아니라 계속 뭔가에 참여하는 경험으로 바꿔놓고 있다는 걸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노 페이퍼 입장 — 안면인식과 바이오매트릭스
정말 ‘AI 스타디움’이라는 말이 실감 났던 건 입장 방식이었습니다.
안면인식과 바이오매트릭스 기술을 적용해서 티켓과 결제 모두 종이 없이 처리되는 ‘노 페이퍼’ 구조로 설계되어 있었는데, 실제로 게이트 앞에 서서 얼굴만 인식시키고 통과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체감상 2~3초 정도였습니다. 지갑이나 휴대폰을 꺼낼 필요조차 없다는 게 처음에는 살짝 어색했는데, 두세 번 반복하니 오히려 티켓을 찾아 뒤적이던 예전 방식이 번거롭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CCTV와 멀티미디어 시스템 전반에 AI가 깔려 있다고 했고, 이렇게 모인 개인화 데이터는 다시 마케팅에 쓰이고 좌석 콘트롤러와 앱을 연동해서 실시간으로 팬 참여를 유도하는 구조로 이어집니다. F&B도 ‘310 프로비전’이라는 레스토랑에서 직접 셀프결제로 음료를 하나 사봤는데, 줄을 서거나 직원을 기다리는 시간 없이 비접촉으로 바로 처리돼서 대기 시간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디테일 — 수직농장
구장 동선 한켠에는 작은 수직농장이 유리 진열장 형태로 전시되어 있었는데, 탄소중립이라는 구장의 지속가능성 가치를 눈에 보이는 방식으로 구현해놓은 장치였습니다. 화려한 기술 이야기만 하다가 이런 디테일을 보니, 이 구장이 AI와 기술을 앞세우면서도 팬 경험 전체의 톤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kt wiz와의 비교 — 다른 출발선, 같은 방향
사실 국내에서도 ‘AI 스타디움’이라는 개념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적극적으로 들고나온 구단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프로야구단 kt wiz입니다.
kt wiz는 2025시즌부터 ‘AI와 야구의 만남’을 주제로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의 AI 스타디움을 표방했고, 실시간으로 관중 혼잡도와 안전 상황을 분석해 전광판에 안내하는 시스템, 외국인 관중을 위한 영어 앱 등을 선보였습니다.
2025시즌 개막전이었던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드론쇼와 같은 이벤트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죠. 전통적으로 개막전 IT를 활용한 무인시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런 시도가 업계에서도 인정받아서, kt스포츠는 2025년 12월 제21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습니다. 2019년 대통령 표창에 이은 두 번째 수상이라고 하니, 하루아침에 나온 성과가 아니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두 구장을 나란히 놓고 보면 접근 방식이 꽤 다릅니다. 인튜이트 돔은 부지 선정부터 설계, 시공까지 처음부터 AI와 기술을 전제로 백지 위에 새로 그린 구장이고, kt wiz는 1989년에 지어진 기존 구장을 리노베이션하면서 그 위에 AI 레이어를 하나씩 얹어가는 방식입니다. 출발선은 다르지만 방향은 같습니다.
kt wiz의 AI 스타디움 구축 과정과 세부 기술은 워낙 다룰 내용이 많아서, 이 후 포스팅에서 별도로 훨씬 자세히 짚어보려고 합니다.
AI가 바꾸는 스포츠 산업 전반
이번 방문을 계기로 다시 확인한 건, AI가 스포츠 산업 전반의 판을 꽤 빠른 속도로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FIFA와 레노버가 함께 내놓은 생성형 AI 분석 플랫폼은 팀의 전술 패턴을 3D 아바타로 재현해서 코칭스태프에게 다음 경기 전술 시뮬레이션까지 제공하고, 독일 분데스리가는 AWS와 협업해 슈팅이 골로 이어질 확률이나 선수 평균 속도 같은 데이터를 경기 중계 화면에 실시간으로 띄워주고 있습니다. AI가 경기 영상을 스스로 분석해서 팬마다 다른 버전의 하이라이트 클립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도 이미 상용화되는 단계고, AI 무인 중계 시스템 덕분에 예산 문제로 중계가 어려웠던 아마추어 리그까지 연간 수천 경기가 생중계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정리하며
정리해보면, AI는 이제 중계 화면 한켠을 장식하는 부가 기능이 아니라 입장, 결제, 좌석, 마케팅, 콘텐츠 제작까지 구장 운영 전체를 관통하는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튜이트 돔처럼 처음부터 새로 짓든, kt wiz처럼 기존 구장 위에 단계적으로 쌓아가든 방향은 이미 정해진 셈입니다. 지금 이 흐름에 얼마나 먼저, 얼마나 깊게 올라타느냐가 앞으로 몇 년 안에 국내 구단들 사이의 격차를 가르는 기준이 될 거라는 확신이, 게이트를 직접 통과하고 좌석에 앉아보고 나서야 더 뚜렷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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