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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레이커스 125억 달러 매각과 서울시 네이밍라이츠 — 9개월 만에 25% 뛴 몸값의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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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운영자가 직접 쓰는 프로스포츠 마케팅 인사이트2026-08-14 · 조회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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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억 달러.

지난 8월 12일 미국 스포츠 비즈니스 뉴스 헤드라인에 찍힌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는 자릿수를 잘못 읽은 줄 알았습니다.

LA 레이커스가 마크 월터에게서 밥 아이거와 조시 커슈너에게 넘어가면서 매겨진 값인데, 원화로 환산하면 17조 6,800억원 안팎(2026년 8월 원달러 환율 1,410원대 기준)입니다.

포브스는 이번 거래를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가”로 평가했는데, 포브스 보도를 확인하고 나서야 이 숫자가 오타가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타임라인을 정리해보면 더 놀랍습니다.

레이커스는 46년 동안 버스 가문이 소유해온, 현재 NBA 구단 중 가장 오래된 단일 가문 오너십이었습니다.

그 버스 가문이 2025년 6월 다저스 공동구단주이자 구겐하임 파트너스 회장인 마크 월터에게 지분 매각을 발표했고, NBA 사무국의 공식 발표를 보면 같은 해 10월 30일 이사회 만장일치 승인을 거쳐 100억 달러 밸류에이션으로 정식 구단주가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월터가 구단주 자리에 앉은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 이번에는 125억 달러에 다시 팔린 겁니다.

9개월여 만에 몸값이 25% 뛴 셈인데, 현지 팬 매체 보도를 보면 이번 매각 협상 자체도 사흘 만에 급물살을 탔다고 합니다.

LA 레이커스 홈구장 크립토닷컴 아레나 외경

출처: Wikimedia Commons(Troutfarm27 촬영, CC BY-SA 4.0 라이선스) — 레이커스 홈구장 크립토닷컴 아레나 외경. 이 구장의 마케팅 구조는 2026년 7월 18일자 포스팅에서 이미 다뤘던 터라 이번 글에서는 매각·밸류에이션 쪽에 집중했습니다.

새 주인이 될 조시 커슈너는 인스타그램·스포티파이·스트라이프·오픈AI 같은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한 벤처캐피털 스라이브캐피탈의 창업자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커슈너의 동생이기도 합니다.

함께 인수에 나선 밥 아이거는 두 차례에 걸쳐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를 지낸 인물로, 2022년부터 스라이브 캐피탈에 몸담아왔습니다.

두 사람은 공동 성명에서 “평생 NBA 팬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스포츠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LA 레이커스의 스튜어드가 될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영광이며, 이 토대 위에서 팀과 팬, 그리고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이 거래는 아직 NBA 이사회 승인이라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어서, 정식 확정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밥 아이거 전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

출처: Wikimedia Commons(Village Global 촬영, CC BY 2.0 라이선스) — 새 공동구단주로 나선 밥 아이거 전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

왜 몸값이 이렇게 뛰었나

마케터 입장에서 더 궁금했던 건 매각가 자체보다 이 상승 속도였습니다.

한 스포츠 비즈니스 매체 분석을 찾아보니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하나는 리그 차원의 중계권 재협상입니다.

NBA가 최근 새로 체결한 미디어 권리 계약이 기존 대비 약 2.8배 뛴 규모로 알려지면서, 이 중계권 수입을 나눠 갖는 구단들의 몸값도 같이 밀려 올라갔습니다.

다른 하나는 사모펀드 자본의 유입입니다.

NBA가 2019년 리그 규정을 바꿔 기관투자자의 지분 참여를 허용한 뒤로, 스포츠 구단이 경기 침체와 무관하게 꾸준한 현금흐름을 내는 데다 팬의 감정적 애착이라는 일종의 진입장벽까지 갖춘 “트로피 자산”으로 취급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 10년 사이 NBA 구단의 평균 가치는 650% 넘게 뛰었다고 하니, 레이커스 한 건만 놓고 볼 문제는 아닌 셈입니다.

다른 리그와 비교해보면 이 숫자의 위치가 더 선명해집니다.

스포티코 조사에 따르면 2026년 기준 NFL은 댈러스 카우보이스가 155억 달러로 7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축구 쪽 순위에서는 레알 마드리드가 95억 달러(포브스 기준) 안팎으로 평가받습니다.

NBA 안에서만 보면 매각 직전까지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108억 달러)와 뉴욕 닉스(101억 달러)가 레이커스보다 높은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번 매각으로 레이커스가 단숨에 순위를 뒤집은 셈입니다.

참고로 이전까지의 구단 매각 최고 기록은 2025년 보스턴 셀틱스가 세운 61억 달러였는데, 레이커스는 그 기록을 1년 만에 두 번이나 갈아치운 셈입니다(버스家→월터 100억 달러, 월터→아이거·커슈너 125억 달러).

크립토닷컴 아레나 내부, 우승 배너와 코트 전경

출처: Wikimedia Commons(Troutfarm27 촬영, CC BY-SA 4.0 라이선스) — 2022년 11월 새크라멘토 킹스전을 앞두고 촬영된 아레나 내부. 천장에 걸린 우승 배너와 은퇴 넘버가 이 구단의 상징 자산입니다.

스폰서십과 티켓, 마케팅 인벤토리는 그대로 움직인다

구단 소유주가 바뀌는 동안에도 마케팅 인벤토리는 계속 갱신되고 있었습니다.

눈에 띈 건 유니폼 패치 스폰서 교체였습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가 2021년 9월부터 5년, 총 1억 달러(연 2천만 달러 수준) 규모로 레이커스 유니폼 왼쪽 가슴을 차지해왔는데, 이 계약이 2025-26시즌을 끝으로 종료되면서 2026-27시즌부터는 개인 자산관리 앱 ‘앨버트’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습니다.

새 계약 규모는 연 3천만 달러 이상으로 알려졌으니, 단순 계산으로도 50% 가까이 오른 셈입니다.

구단 전체 스폰서십 매출도 2025-26시즌 기준 전년 대비 15% 늘었다는 수치가 나왔는데, 구단주가 바뀌기 전부터도 이미 상품 가치가 계속 오르고 있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상품(MD) 쪽도 살펴보면, NBA가 공식 집계한 이번 시즌 저지 판매 순위에서 루카 돈치치가 2위, 르브론 제임스가 5위에 오르며 레이커스가 여전히 리그 최상위권 판매고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팀 단위 상품 매출은 시즌 전반기까지 레이커스가 1위였다가 후반기 뉴욕 닉스에 역전당했다고 하는데, 그만큼 이 구단이 코트 밖 상품력에서도 계속 리그 최상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중계권 쪽에서는 지역 스포츠채널 스펙트럼 스포츠넷과의 계약이 한 매체 분석 기준 연간 1억 8,500만 달러 규모로 알려져 있는데, 이건 공식 발표가 아니라 추정치라 정확한 계약 조건까지는 공개돼 있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건 티켓 가격입니다.

정확히는 이번 아이거·커슈너 인수 발표 이전, 마크 월터 체제로 넘어간 직후인 2025-26시즌부터 시즌권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는 보도들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한 시즌권 보유자는 300레벨(상단) 좌석 기준 연간 6,192달러였던 가격이 9,035달러로, 45.9% 올랐다고 밝혔고, 10년 넘게 시즌권을 유지해온 다른 팬은 좌석 5장 기준 1만 5천 달러였던 금액이 2만 2천 달러까지 뛰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구단 측은 “시장 상황과 수요를 반영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번에 밸류에이션이 다시 25% 뛴 걸 보면 이런 가격 조정이 새 오너십 아래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현지 팬 커뮤니티에서는 매각 소식 자체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있었는데, 구단의 미래 방향성에 대한 기대 섞인 반응과 함께, 새 주인이 누가 되든 결국 그 비용 부담은 팬들 몫으로 돌아온다는 냉소적인 시선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습니다.

마케터 입장에서 보면 밸류에이션 상승분을 회수하는 창구 중 하나가 결국 시즌권 가격이라는 걸 다시 확인한 셈인데, 트로피 자산으로 거래되는 구단일수록 이런 압박이 더 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BO·K리그와 비교해보면

국내 프로스포츠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 실감 납니다.

포브스코리아가 2019년 조사한 자료를 보면 KBO 10개 구단 가치 총합은 1조원을 살짝 넘는 수준이었고, 당시 1위였던 두산 베어스도 1,907억원, 가장 낮았던 kt wiz는 812억원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실제 시장가로 구단이 거래된 몇 안 되는 사례인 2021년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인수도 1,352억 8천만원 규모였는데, 이 금액을 다 더해도 레이커스 한 건의 매각가 17조 6,800억원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단순 비교가 무리일 정도로 시장 규모 자체가 다르다는 뜻인데, 더 근본적인 차이는 소유 구조에 있습니다.

국내 구단 대부분은 모기업이 자체 마케팅·홍보 자산으로 운영하는 성격이 강해서, 매년 수백억원의 지원금이 들어가는데도 매각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드뭅니다.

반면 미국 4대 프로스포츠는 이제 억만장자와 사모펀드가 시세차익을 노리고 사고파는 금융자산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같은 “프로스포츠 구단”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지만, 두 시장이 구단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걸 이번 매각 소식을 통해 다시 확인했습니다.

서울시 공공구장 네이밍라이츠 추진 — 의미와 우려

레이커스 매각 소식을 정리하는 동안 마침 관련성 있는 국내 뉴스가 하나 나왔습니다.

아시아경제 단독보도에 따르면 서울시가 서울월드컵경기장과 고척스카이돔을 대상으로 명칭사용권(네이밍라이츠) 판매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성사되면 지자체가 소유한 국내 프로스포츠 구장에 시장가 기준의 네이밍라이츠가 본격 도입되는 첫 사례가 됩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K리그 FC서울이, 고척스카이돔은 KBO 키움 히어로즈가 각각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데, 시범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잠실야구장·잠실학생체육관·잠실실내체육관·목동주경기장·장충체육관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지관리비 등 신규 재원을 확보해 결과적으로 시민들이 더 편리하고 안전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조치의 의미는 앞서 살펴본 레이커스나 미국 4대 프로스포츠와 비교하면 더 선명해집니다.

미국은 구단이 곧 구장 소유주를 겸하면서 네이밍라이츠를 자체 수익원으로 오랫동안 활용해왔고, 이번 레이커스 매각가에도 이런 상업적 자산 구조가 밸류에이션의 한 축으로 반영돼 있습니다.

반면 국내 공공체육시설은 지자체 소유라는 특성상 이런 상업화 시도 자체가 드물었습니다.

국내에 아예 선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2011년 SK그룹이 리모델링 비용 약 430억원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10년 동안 “에스케이(SK)핸드볼경기장”이라는 이름을 쓴 사례가 있는데, 사실상 국내 유일의 네이밍라이츠 사례로 꼽힙니다.

다만 이 경우는 SK가 오랫동안 핸드볼 종목을 지원해온 스폰서였다는 점에서, 낯선 제3의 기업에 시장가로 이름을 파는 이번 서울시 시도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EPL·NBA·MLB 구단들이 명칭 판매만으로 연간 수십억원대 수익을 올리고 있고, 일본에서도 1997년 후쿠오카 돔구장을 시작으로 네이밍라이츠가 자리를 잡았다고 하니, 국내 공공구장이 뒤늦게 이 흐름을 따라가는 모양새입니다.

다만 마케터 입장에서 몇 가지 우려도 눈에 띕니다.

하나는 법적 제약입니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상 지자체가 공공 목적으로 직접 소유·관리하는 재산인 “행정재산”은 사용·수익 허가 기간이 원칙적으로 3년 이내로 제한되는데, 크립토닷컴 아레나(20년)나 캐피털원 아레나(20년)처럼 이 글 앞부분과 최근 다른 포스팅에서 살펴본 미국·일본의 네이밍라이츠 계약이 대개 10~20년 이상의 장기 계약으로 설계돼 스폰서 기업의 브랜드 노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계약 기간이 짧으면 그만큼 기업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금액도 낮아질 수밖에 없어서, 서울시가 기대하는 수준의 재원을 실제로 확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다른 하나는 공공성 논란입니다.

서울시도 이 점을 의식해서 정치적·종교적 편향성을 띠는 이름이나 공공질서·미풍양속을 해할 우려가 있는 이름은 배제하고, 기업의 부도나 사회적 물의, 법령 위반 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조항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런 안전장치를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시민 정서상 공공시설 이름을 파는 일이 그만큼 민감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적정 가격 산정을 위한 평가모델과 광고효과 분석 기준도 아직 만들어지는 단계라, 첫 시범사업인 상암월드컵경기장과 고척스카이돔의 계약 조건이 이후 잠실야구장 등으로의 확대 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케터로서는 반가운 소식이기도 합니다.

광고 인벤토리 하나가 새로 열리는 셈이니까요.

다만 3년 단위로 재계약해야 하는 구조에서 기업이 장기 브랜드 자산으로 투자할 유인이 얼마나 될지, 그리고 시민들이 오래 정든 구장 이름이 기업명으로 바뀌는 것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일지는 서울시가 예고한 시민 인식 조사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레이커스는 이번 시즌에도 크립토닷컴 아레나를 홈으로 쓰는데, 이 구장 자체의 마케팅 구조는 앞서 언급했듯 이미 다른 포스팅에서 짚어본 적이 있어 이번 글에서는 매각과 밸류에이션 쪽에 집중했습니다.

NBA 이사회 승인이 남아있는 만큼 이 거래가 실제로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그리고 그 이후 구단 운영 방식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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