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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위저즈 캐피털원 아레나 후기 — 20년 재계약, 10억 달러 리노베이션이 그리는 “한 지붕 네 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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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운영자가 직접 쓰는 프로스포츠 마케팅 인사이트2026-08-13 · 조회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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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장 하나가 아이스하키팀과 대학농구팀, 심지어 여자프로농구팀 홈경기까지 함께 쓴다고 하면 다들 신기해합니다.

그런데 이번 주(8월 11일) 워싱턴 D.C.의 캐피털원 아레나가 캐피털원 은행과 20년짜리 네이밍라이츠 재계약을 발표하면서 함께 공개한 새 리노베이션 렌더링을 들여다보다가, 그 “한 지붕 여러 구단” 구조 뒤에 숨은 사업 셈법이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경기장은 NBA 워싱턴 위저즈와 NHL 워싱턴 캐피털스가 함께 쓰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조지타운대 남자농구부터 WNBA 워싱턴 미스틱스 일부 홈경기, 콘서트까지 완공 후 연간 250개 안팎의 행사를 소화하는 다목적 자산이라는 걸 이번에 다시 확인했습니다.

캐피털원 아레나 외경, 스트리트뷰

출처: Wikimedia Commons(ajay_suresh 촬영, CC BY 2.0 라이선스) — 2024년 6월 촬영된 캐피털원 아레나 외경

네이밍라이츠와 파트너십

이 경기장의 이름은 지금까지 세 번 바뀌었습니다.

1997년 12월 통신사 MCI의 이름을 딴 MCI 센터로 문을 열었고, 2006년 버라이즌이 MCI를 인수하면서 베라이즌 센터로, 2017년 8월부터는 금융사 캐피털원이 네이밍라이츠(시설에 기업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권리)를 사들이며 지금 이름으로 불려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8월 11일, 경기장을 소유·운영하는 몬유멘털 스포츠 & 엔터테인먼트(MSE)와 캐피털원이 20년 더 계약을 연장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계약 금액은 양측 모두 공개하지 않았지만, MSE 사업운영·최고상업책임자 짐 밴 스톤은 공식 보도자료에서 “몬유멘털의 시설과 구단, 미디어 자산 전반을 아우르는 매우 폭넓은 계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캐피털원 후원·체험마케팅 부사장 바이런 도브 역시 “캐피털원은 30년 넘게 워싱턴 지역을 기반으로 삼아온 만큼, 이 지역의 미래에 계속 투자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계약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네이밍라이츠가 단순히 건물 이름값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캐피털원 카드 소지자 전용 출입구가 F스트리트 쪽으로 이전·확장되는데, 기존에는 위저즈·캐피털스 경기에서만 이용할 수 있던 이 혜택이 2027년 가을부터는 콘서트를 포함한 모든 행사에서 쓸 수 있게 됩니다.

카드사가 시설 명명권을 사면서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회원 혜택까지 얹는 방식인데, 국내에서도 프로야구·축구 구단이 특정 카드사와 제휴해 좌석 할인이나 우선예매 혜택을 주는 경우가 흔한 만큼 낯선 개념은 아니지만, 이를 20년 단위의 시설 명명권과 통째로 묶었다는 점에서 규모가 다릅니다.

캐피털원 아레나 F스트리트 쪽 외벽

출처: Wikimedia Commons(APK 촬영, CC BY 4.0 라이선스) — 2023년 11월 촬영된 F스트리트 쪽 외벽

관중과 티켓

캐피털원 아레나의 농구 좌석 수는 2만 356석입니다.

2025-26시즌 위저즈는 정규시즌 41홈경기에서 총 66만 376명, 경기당 평균 1만 6107명을 불러모았는데, 좌석 수 대비로 계산하면 관중동원률이 79% 안팎에 그칩니다.

같은 시즌 위저즈는 17승 65패로 리그 최하위권 성적을 냈으니, 성적과 흥행이 함께 고전한 시즌이었던 셈입니다.

그런데도 구단은 2026-27시즌 시즌권 가격을 평균 6.31% 인상했고, 일부 구역은 최대 15% 가까이 올렸습니다.

리노베이션 투자를 좌석 가격에 반영한 셈인데, 성적이 부진한 시즌에 가격을 올리는 건 자칫 반발을 살 수 있는 결정이지만 “완전히 새로워질 시설”이라는 스토리를 함께 팔면서 인상 명분을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공간 활용과 F&B

경기장을 직접 둘러본 해외 스타디움 방문 전문 블로거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리노베이션 이전 캐피털원 아레나의 콘코스(관중석을 둘러싼 통로형 공용공간)는 폭이 넉넉하지 않다는 지적이 자주 나옵니다.

현지의 한 구장 방문 전문 블로거는 이 경기장을 5점 만점에 2.5점으로 평가하며 “출입구가 전부 100레벨의 좁은 원형 통로로 이어진다”고 적었고, 상단 좌석(400레벨)은 의자 폭이 좁아 불편했다는 소감도 남겼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번 리노베이션이 정확히 이 지점을 겨냥하고 있다는 겁니다.

MSE는 새 렌더링과 함께 화장실 수를 30% 늘리고, 기존 3개였던 주방을 14~15개로 확충하며, F스트리트 쪽 테라스 레벨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이어지는 대형 푸드홀을 새로 짓는다고 밝혔습니다.

무인결제 키오스크를 갖춘 마켓, 공동 테이블 형태의 비어홀(포어 스테이션)도 렌더링에 담겼는데, 실제 방문객이 남긴 불편 후기가 몇 년 뒤 설계 개선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면서 리노베이션 우선순위를 정할 때 이런 방문 후기 데이터가 실제로 참고되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콘코스 한복판에서 경기장 안쪽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 대형 몰입형 스크린 “비지보울(Visibowl)”도 새로 선보이는데, 50대 넘는 카메라로 코트·아이스링크 위 상황을 실시간으로 옮겨온다고 합니다.

우승 배너가 걸린 캐피털원 아레나 내부, 관중으로 가득 찬 코트 전경

출처: Wikimedia Commons(Daniel Lobo 촬영, CC0 퍼블릭 도메인) — 2017년 4월 NBA 플레이오프 당시 경기장 내부 전경(당시 명칭은 베라이즌 센터)

상품(MD)과 광고 인벤토리

지난 6월 열린 2026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위저즈는 전체 1순위로 BYU 출신 AJ 다이반사를 지명했습니다.

대학 시절 경기당 25.5점을 기록하며 디비전1 최고 득점자로 꼽혔던 선수라, 구단 온라인 스토어에도 그의 유니폼이 전면에 걸려 있습니다.

2024년 드래프트로 합류한 프랑스 출신 빅맨 알렉스 사르 유니폼과 나란히 팔리는 걸 보면, 성적이 부진한 시즌에도 신인 스타를 앞세운 상품 매출 전략만큼은 꾸준히 돌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광고 인벤토리(구단이 판매할 수 있는 광고 지면·노출 총량) 측면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몬유멘털 스포츠 네트워크(MNMT)입니다.

위저즈·캐피털스·미스틱스의 지역 중계권을 독점 보유한 이 채널은 2023년 10월부터 케이블 없이도 직접 구독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월 19.99달러(약 2만 8000원) 또는 연 199.99달러(약 28만 2000원)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중계권을 외부 방송사에 파는 대신 자체 채널로 직접 판매하니, 광고 인벤토리와 구독료 수익을 구단이 그대로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중계권과 지역 경제효과

이번 리노베이션의 재원 구조도 살펴볼 만합니다.

2024년 4월 워싱턴 D.C. 시의회는 8억 달러 규모 사업비를 승인했는데, 이 중 5억 1500만 달러는 시 재정에서, 나머지 3억 7250만 달러 이상은 MSE 쪽 특수목적법인이 부담하는 민관 합작 구조였습니다.

당시 시가 추산한 경제 파급효과는 건설 기간 일자리 4900개, 세수 21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10억 달러 규모였는데, 이는 사업비 자체가 아니라 별도의 경제효과 추정치였다는 점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8월 발표에서 MSE는 이 프로젝트 자체를 “10억 달러 이상” 규모라고 표현했는데, 옛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 부지를 포함해 갤러리 플레이스 쪽 20만 평방피트(약 5600평)를 새로 흡수하는 확장안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사업비가 처음 승인 때보다 커진 셈입니다.

캐피털원 역시 지역 투자를 함께 강조합니다.

회사 측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워싱턴 대도시권에 72억 달러 규모의 지역개발 금융을 지원했고, 이 중 상당액이 저렴주택 3만 1000호 이상의 조성·보존에 쓰였습니다.

직접 기부금도 172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 경기장이 1997년 MCI 센터로 처음 문을 열었을 때도 당시 낙후돼 있던 다운타운 차이나타운 일대를 상업지구로 되살린 사례로 꼽혔던 걸 생각하면, 스타디움 하나가 지역 개발의 앵커 역할을 하는 패턴이 거의 30년째 반복되고 있는 셈입니다.

구장만의 상징

캐피털원 아레나를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는 천장에 걸린 우승 배너들입니다.

위저즈의 전신인 워싱턴 불리츠가 1977-78시즌 NBA 챔피언에 오르며 남긴 배너를 비롯해 웨스 언셀드, 엘빈 헤이스 같은 전설적 선수들의 영구결번 배너가 나란히 걸려 있는데, 이 경기장이 그저 신축 시설이 아니라 반세기 가까운 프랜차이즈 역사를 품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여기에 캐피털스가 2018년 스탠리컵을 들어올린 배너까지 더해져, 한 지붕 아래 서로 다른 두 리그의 우승 서사가 공존하는 모습도 이 경기장만의 특징입니다.

이런 다목적·다구단 구조 덕분에 경기장은 2027년 NCAA 디비전1 남자 아이스하키 챔피언십(프로즌 포)과 2028년 NCAA 여자농구 지역대회까지 유치했는데, 스포츠 시설 하나가 시즌 내내 비는 날 없이 돌아갈 수 있는 것도 결국 이런 겸용 구조 덕분입니다.

KBO·K리그와 비교해보면

국내에도 하나의 기업집단이 여러 종목의 프로구단을 보유한 사례는 있지만, 캐피털원 아레나처럼 한 회사가 소유한 경기장 하나에 프로농구·아이스하키·여자프로농구·대학농구단까지 한 지붕 아래 모아놓고 그 중계권까지 자체 스트리밍 채널로 직접 판매하는 통합 모델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KBO·K리그 구단은 대개 한 구단이 하나의 전용 구장을 쓰는 구조라, 여러 프로 리그가 시설과 미디어 자산을 공유하며 가동률을 극대화하는 이 방식은 국내 구단 입장에서 참고할 만한 지점이라고 봅니다.

네이밍라이츠 구조도 짚어볼 만합니다.

국내 KBO 구장에 붙은 기업명은 대부분 그 구단을 소유한 모기업이 자기 구장에 자기 이름을 붙인 경우입니다.

반면 캐피털원은 위저즈·캐피털스의 소유주가 아닌 순수 제3의 금융사로서, 2017년부터 지금까지 9년 가까이, 그리고 앞으로 20년을 더 이 경기장에 이름을 걸겠다고 나선 겁니다.

구단 소유와 무관한 외부 기업이 장기간 대가를 치르는 진짜 의미의 네이밍라이츠라는 점에서, 국내에서는 오히려 키움 히어로즈의 구단명 스폰서십 사례에 더 가까운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적이 바닥을 치는 시즌에 시즌권 가격을 올리고, 20년짜리 초장기 계약에 사인하는 스폰서를 붙잡는 걸 보면서, 결국 프로스포츠 마케팅이 파는 건 이번 시즌 성적표가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 이어질 “경험”이라는 자산이라는 걸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스트리밍 시대에 오히려 현장 경험에 10억 달러를 쏟아붓는 이 결정이 맞아떨어질지는 2027년 개장 이후 관중 수와 매출로 드러날 텐데, 그때 다시 한 번 이 경기장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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