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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턴 엠블럼이 새겨진 파란 게이트 앞에 선 딕시 딘 동상

힐 디킨슨 스타디움 후기 — 에버턴 엠블럼 속 탑은 유치장이었다, 시즌권 갱신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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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운영자가 직접 쓰는 프로스포츠 마케팅 인사이트2026-10-03 · 조회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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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읽는 시간 약 14분
  1. 에버턴 엠블럼 속 ‘프린스 루퍼트 타워’의 정체는 유치장
  2. 에버턴은 어떤 팀인가 — 풋볼리그 창립 멤버이자 리버풀 FC를 낳은 구단
  3. 에버턴 경기 직관 전에 알아둘 것
  4. 관중과 티켓
  5. 네이밍라이츠와 스폰서
  6. 공간 활용과 F&B
  7. 구단 재정과 중계권
  8. 지역 밀착과 이벤트 활용
  9. KBO/K리그와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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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디킨슨 스타디움 후기 — 에버턴 엠블럼 속 탑은 유치장이었다, 시즌권 갱신 97% — 카드뉴스 1/5 힐 디킨슨 스타디움 후기 — 에버턴 엠블럼 속 탑은 유치장이었다, 시즌권 갱신 97% — 카드뉴스 2/5 힐 디킨슨 스타디움 후기 — 에버턴 엠블럼 속 탑은 유치장이었다, 시즌권 갱신 97% — 카드뉴스 3/5 힐 디킨슨 스타디움 후기 — 에버턴 엠블럼 속 탑은 유치장이었다, 시즌권 갱신 97% — 카드뉴스 4/5 힐 디킨슨 스타디움 후기 — 에버턴 엠블럼 속 탑은 유치장이었다, 시즌권 갱신 97% — 카드뉴스 5/5

홈 19경기에서 6승, 홈 성적만 놓고 보면 리그 14위. 구단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새 구장 첫 시즌인데, 시즌권 재계약률은 97%를 넘겼습니다.

성적이 관중을 붙잡는 게 아니라 구장이 주는 경험 자체가 관중을 붙잡을 수 있느냐는, 스포츠 마케터들이 오래 붙들고 있는 질문입니다. 에버턴이 2025-26시즌부터 쓰기 시작한 힐 디킨슨 스타디움의 첫 시즌 데이터가 이 질문에 꽤 흥미로운 답을 내놓고 있어서 정리해봤습니다.

이 구장은 리버풀 머지강변의 브램리무어 독(Bramley-Moore Dock, 옛 부두 시설) 부지에 지어졌고, 수용 인원은 52,769석입니다. 첫 정규 경기였던 2025년 8월 24일 브라이턴전은 2-0 승리에 51,759명이 입장했습니다.

공사비는 약 7억 5,000만 파운드로 당초 추정치 5억 파운드를 훌쩍 넘겼다고 위키백과는 전합니다. 건축 얘기는 이 정도로 접어두고, 이 글에서는 이 구장이 어떻게 이름을 팔고, 사람을 모으고, 이야기를 지키는지에 집중하려 합니다.

로열 리버 빌딩 옥상에서 바라본 힐 디킨슨 스타디움

사진 출처: Anthony Parkes / geograph.org.uk · Wikimedia Commons · CC BY-SA 2.0 · 로열 리버 빌딩 옥상에서 촬영

에버턴 엠블럼 속 ‘프린스 루퍼트 타워’의 정체는 유치장

에버턴 엠블럼을 유심히 보면 방패 한가운데에 원뿔 지붕을 얹은 작은 탑이 서 있습니다. 팬들은 이 탑을 ‘프린스 루퍼트 타워’라고 부르는데, 이름과 실체가 서로 맞지 않습니다.

이 건물은 1787년 에버턴 브로우 언덕에 지어진 교구 순경용 임시 유치장(lock-up)으로, 술에 취했거나 소란을 피운 사람을 하룻밤 가둬두던 곳입니다. 프린스 루퍼트는 1644년 내전 때 리버풀을 공격한 왕당파 사령관인데, 유치장이 세워진 건 그로부터 140년 넘게 지난 뒤이니 시기부터 어긋납니다.

에버턴 파크에 서 있는 에버턴 유치장(프린스 루퍼트 타워), 2016년 1월

사진 출처: Bob Edwards · Wikimedia Commons · CC BY 2.0 · 2016년 1월 촬영

이 탑을 엠블럼에 넣은 사람은 1938년 구단 서기였던 테오 켈리입니다. 본인 말로는 4개월을 고민한 끝에 마을 한복판에 서 있던 ‘비컨(신호탑)’ 같은 랜드마크를 떠올렸다고 하고, 실제 건물에는 없는 망루 창문과 난간 계단까지 그려 넣었다고 에버턴 헤리티지 소사이어티는 소개합니다.

구단은 이 유치장의 1997년 보수를 지원했고, 2014년 2월부터는 밤마다 파란 조명이 켜지도록 했습니다.

‘토피스(Toffees)’라는 별명도 같은 동네 이야기와 얽혀 있습니다. 에버턴 마을에는 18세기부터 토피(캐러멜류 사탕) 가게가 유명했고, 몰리 부셸의 가게에 이어 ‘마더 노블렛’ 가게가 경기장 가는 길목에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마더 노블렛 가게는 구단 유니폼 색을 딴 흑백 줄무늬 ‘에버턴 민트’를 만들었고, 경기 전 ‘토피 걸’이 그라운드를 돌며 이 민트를 관중석에 던졌다고 합니다. 다만 NBC 스포츠조차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라는 투로 소개할 만큼 세부는 자료마다 조금씩 달라서, 확정된 사실이라기보다 구전에 가깝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이 전통이 새 구장에서 되살아났습니다. 구단 발표에 따르면 2025년 11월 말부터 모든 홈경기에 ‘토피 레이디’가 나와 플라자와 피치사이드, 패밀리 스탠드에서 에버턴 민트를 나눠주고 팬과 사진을 찍습니다.

구장 안 푸드코트 ‘도크야드 키친’ 메뉴에는 파란 토피 도넛까지 올라 있습니다. 구장 이름은 지역 로펌에 팔았지만, 팬이 애착을 갖는 이야기는 팔지 않고 지킨다는 것, 저는 이 구장 마케팅의 문법이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에버턴은 어떤 팀인가 — 풋볼리그 창립 멤버이자 리버풀 FC를 낳은 구단

에버턴은 1878년 한 감리교 교회 신도들이 만든 “세인트 도밍고 FC”에서 출발해 이듬해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습니다. 1888년 풋볼리그 창립 멤버이고, 풋볼리그와 프리미어리그 양쪽의 원년 멤버인 세 구단 가운데 하나이며, 잉글랜드 최상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시즌(126시즌 중 122시즌)을 보낸 구단이기도 합니다(구단 연혁).

리그 우승 9회(마지막 1986-87), FA컵 5회(마지막 1994-95), 1985년 유럽 컵위너스컵 우승이 주요 이력이고, 1927-28시즌 딕시 딘이 리그 39경기에서 넣은 60골은 지금도 잉글랜드 최상위 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웃 라이벌 리버풀 FC의 탄생에 에버턴이 직접 얽혀 있다는 점입니다. 원래 에버턴의 홈구장이 바로 안필드였는데, 1892년 집주인 존 훌딩과 임대료를 두고 갈등을 빚은 끝에 에버턴이 굿디슨 파크로 떠났고, 비어버린 안필드를 채우기 위해 만들어진 팀이 리버풀 FC입니다.

머지사이드 더비가 한 도시의 두 팀 싸움을 넘어 ‘한집에서 갈라진’ 이야기로 읽히는 이유입니다. 에버턴은 그렇게 133년을 굿디슨 파크에서 보낸 뒤 2025년 지금의 힐 디킨슨 스타디움으로 옮겼고, 굿디슨은 에버턴 여자팀의 홈구장으로 쓰이게 됐습니다.

2024년 10월 굿디슨 파크 앞에 서 있는 딕시 딘 동상

사진 출처: David Dixon / geograph.org.uk · Wikimedia Commons · CC BY-SA 2.0 · 2024년 10월 굿디슨 파크 앞 딕시 딘 동상

지금의 에버턴은 2024년 12월 구단을 인수한 미국 프리드킨 그룹(AS 로마 구단주이기도 합니다)과, 2013년 떠났다가 2025년 1월 다시 지휘봉을 잡은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체제입니다.

새 구장 첫 시즌이던 2025-26시즌 성적은 13승 10무 15패, 승점 49로 리그 13위였고, 팀 내 최다 득점은 공격수 베투(10골)였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새 구장 첫 공식 골의 주인공이던 일리만 은디아예를 맨체스터 시티에 약 6,500만 파운드에 보냈고, 베투도 피오렌티나로 떠났습니다.

대신 헤이든 해크니, 타이리크 조지, 브레넌 존슨 등을 데려왔고 잭 그릴리시도 맨체스터 시티에서 다시 임대로 합류했습니다. 주장은 수비수 제임스 타코우스키입니다.

2026-27시즌은 9월 19일 경기까지 리그 5경기 2승 3무, 무패로 5위에 올라 있습니다. 개막전은 크리스털 팰리스를 홈에서 2-0으로 꺾으며 시작했습니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새 구장 첫 공식 골을 넣은 선수를 1년 만에 판 결정이 조금 아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개장 첫 시즌의 기억과 연결된 선수는 그 자체로 좋은 스토리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순이적 수익으로 재정 규정에 여유를 만들면서도 초반 성적을 지켜내고 있다는 점에서, 두 번째 시즌의 출발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에버턴 경기 직관 전에 알아둘 것

아래 관중과 티켓 부분에서 보듯 시즌권 갱신률이 97%를 넘기 때문에 일반 판매로 풀리는 좌석은 많지 않습니다. 현지 관람 가이드도 시즌권은 매진이고 회원(멤버십)에게 우선권이 있으며, 큰 경기의 일반 판매는 금방 끝난다고 설명합니다(관람 가이드).

해외에서 한 경기만 보러 가는 입장이라면 회원 가입 후 추첨에 응모하거나, 구단 공식 프리미엄 티켓 파트너인 시트유니크의 경기 단위 호스피탈리티 상품을 알아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구장 주차장은 없고, 가장 가까운 샌드힐스역에서 걸어서 10~15분 거리입니다. 날씨가 좋다면 리버풀 도심 피어 헤드에서 강변을 따라 30분쯤 걸어가는 길을 추천하는 후기가 많습니다.

팬 플라자는 킥오프 3시간 전에 문을 열고, 가방은 A4 크기까지만 들고 들어갈 수 있으며 보관소는 없습니다. 한 번 나가면 재입장이 안 되고 경기장 안은 전면 카드·모바일 결제라는 점도 미리 알아두면 좋습니다.

관중과 티켓

첫 시즌 평균 관중은 52,121명으로 수용 인원 대비 약 98.8%입니다. 구단이 직접 밝힌 자료를 보면 이전 구단 기록이던 1969-70 우승 시즌 평균 49,531명을 넘어섰고, 시즌 중 한 경기라도 찾은 개인 팬은 굿디슨 파크 마지막 시즌보다 68% 늘었습니다.

회원 중 3경기 이상 온 사람의 비중이 ‘4명 중 1명’ 수준에서 ‘절반 정도’로 뛰었다는 대목이 저에게는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좌석만 늘린 게 아니라 방문 빈도를 바꿨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회원 구성을 보면 2025-26시즌 시즌권 회원이 32,347명, 클럽뷰(프리미엄 라운지형) 회원이 2,807명, 프리미엄 시즌 회원이 4,139명입니다. 시즌권을 못 가는 날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양도가 51,301건(경기당 약 2,700장), 회원 간 리세일이 21,896장, 원정 티켓 판매가 50,624장(경기당 약 2,664장)이었고, 추첨 응모자 28,521명의 평균 성공률은 약 80%였습니다.

옛 구장의 수용 인원이 약 39,400석이었으니, 늘어난 1만 3,000석 남짓이 한 시즌 만에 채워진 셈입니다.

2026-27시즌 갱신률은 97% 남짓이고, 대기자 명단에 풀린 시즌권은 1,000장이 안 됩니다. 그런데 구단은 성인 시즌권 가격을 45파운드 올렸고, 이 인상이 팬 자문위원회가 권고한 3년 동결과 어긋난다는 점이 함께 보도됐습니다.

갱신률 97%는 충성도의 증거이면서 동시에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구조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가격을 올릴 여력이 있다는 걸 구단도 알고 있겠지만, 팬 자문기구의 권고를 넘어선 인상이 이 갱신률을 얼마나 오래 유지시켜 줄지는 두 번째 시즌 이후 숫자로 확인될 것입니다.

2025년 8월 24일 에버턴 대 브라이턴전이 열린 힐 디킨슨 스타디움 전경

사진 출처: Pete · Wikimedia Commons · CC BY 4.0 · 2025년 8월 24일 에버턴 대 브라이턴전 촬영

프리미엄 좌석 쪽은 개장 전부터 결이 달랐습니다. 매치 단위 프리미엄 티켓 파트너인 시트유니크는 좌석 4개가 한 구획으로 묶이고 개별 TV 모니터가 달린 ‘시네마 로지’ 같은 상품을 영국 축구 최초로 선보였고, 개장 전 자료는 연간 방문객 140만 명 이상을 전망했습니다.

구단은 첫 시즌 프리미엄 좌석 점유율이 95% 가까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밍라이츠와 스폰서

구장 이름은 리버풀에 본사를 둔 로펌 힐 디킨슨이 가져갔습니다. 1810년 해운 전문 법무법인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2024년 영업이익이 5,700만 파운드였다고 판매 대행사 엘리베이트는 소개합니다.

금액은 구단이 공식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스포츠프로는 연 1,000만 파운드, 10년으로 전했고, 법률 전문지 로 가제트는 ‘연 최대 1,000만 파운드로 알려졌으나 조건은 비공개’라고만 적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언론 보도 수준의 금액으로만 받아들이는 게 안전합니다.

이 계약에서 배울 만한 건 금액보다 팔아온 과정입니다. 엘리베이트는 2022년 9월 판매 대행을 맡아 개장 전까지 거의 3년을 썼고, 그 사이 구단 소유주 교체와 재정 규정 위반에 따른 승점 삭감 같은 악재도 겪었습니다.

후보 브랜드를 재무 성과와 마케팅 지출, 사회공헌 활동 등으로 점수화해서 접근했더니, 리버풀이나 잉글랜드 북서부에 뭔가 애착이 있는 기업일수록 대화를 더 오래 이어가더라는 게 판매 담당 쪽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래서 구장을 단순한 축구장이 아니라 콘서트와 행사가 이어지는 ‘365일 프로그램되는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목적지’로 포장해서 제안했다고 합니다. 에버턴이 합류하던 시점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네이밍라이츠 파트너를 둔 구단은 6곳뿐이었다고 합니다.

이름을 개장 석 달 전인 2025년 5월에 일찍 확정한 것도 눈에 띄는 선택입니다. 팬이 첫 경기 전에 이 이름에 익숙해지게 해서 나중에 생길 수 있는 이름 저항을 줄이려는 판단이었다는 게 스포츠프로의 분석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름을 파는 일이 이제는 광고가 아니라 팬 문화와의 협상이라는 점을 가장 잘 이해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공간 활용과 F&B

구장 바깥의 ‘팬 플라자’는 최대 17,000명이 들어가는 야외 공간으로, 현지 관람 가이드에 따르면 경기 3시간 전에 문을 열고 푸드 스톨과 음악, 클럽 스토어(남동쪽 코너)를 함께 운영합니다.

구장 안은 아라마크가 맡은 푸드 서비스로, 현금을 받지 않는 캐시리스 방식입니다. 손님이 직접 따르는 셀프 ‘이바’, 결제 없이 들고 나가는 ‘저스트 워크 아웃’식 매장, 치킨(플라이트버즈), 파이와 소시지롤(도크야드 키친), 버거(핏앤피클), 피자까지 라인업을 넓혔습니다.

현지의 한 팬 후기는 셀프 바 덕분에 옛 구장에서 흔했던 ‘후반 킥오프를 놓치는 줄’이 사라졌다고 반겼습니다. 반면 같은 첫 경기 후기에서 파이 6.20파운드, 소시지롤 7파운드, 사탕 4.50파운드 같은 가격을 두고 매장 안에서 한숨이 들렸다고도 전했습니다.

한 스포츠 비즈니스 뉴스레터는 큰 행사가 열린 날 사우스 스탠드 상층 바가 하프타임에 술이 떨어져 문을 닫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케터로서 이 두 후기를 나란히 놓고 보면 마음에 걸리는 건 ‘가격’과 ‘공급’이 같은 날 함께 문제가 됐다는 점입니다. 좋은 결제 기술이 있어도 재고와 인력이 못 따라가면 팬이 기억하는 건 기술이 아니라 못 마신 맥주입니다.

남측 스탠드 하단에는 홈팬용 안전 스탠딩(선 채로 관람할 수 있도록 좌석 대신 안전 난간을 설치한 구역)이 들어가 있고, 가이드에 따르면 구획이 정해져 있어 다른 블록으로 옮겨 다닐 수 없습니다.

같은 후기의 한 팬은 기둥이 없어 위층에서도 반대편 스탠드가 온전히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좌석은 팔지만 경험을 파는 게 이 구장이 택한 방식으로 읽혔습니다.

2025년 3월 개장 전 테스트 이벤트 당일의 힐 디킨슨 스타디움 사우스 스탠드

사진 출처: Pete from Liverpool, UK · Wikimedia Commons · CC BY 2.0 · 2025년 3월 23일 개장 전 테스트 이벤트 당일 촬영

구단 재정과 중계권

옛 구장 마지막 시즌이던 2024-25 에버턴의 매출은 1억 9,670만 파운드였습니다. 시설 전문 매체 콜리시엄의 집계를 보면 입장 수입이 2,030만 파운드(전년 대비 120만 파운드 증가), 스폰서십·광고·MD가 2,430만 파운드(270만 증가), 기타 상업 수입이 2,290만 파운드(590만 증가), 중계권 수입이 1억 2,920만 파운드였습니다.

매출의 약 66%가 중계권이고 입장 수입은 10% 남짓이라는 뜻입니다. 순손실은 860만 파운드로 전년 5,320만 파운드에서 크게 줄었습니다.

그래서 새 구장의 진짜 시험대는 입장 수입과 상업 수입에 있습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새 구장의 경기당 수입이 시즌 4,500만 파운드 안팎까지 올라가고 상업 수입도 곧 1억 파운드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어디까지나 전망이고, 새 구장 첫 시즌의 실제 결산은 이후 회계 발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옛 구장 입장 수입 2,030만 파운드가 그대로 두 배 넘게 뛰는 것보다, 비축구 행사와 상업 수입이 이 숫자를 얼마나 메워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역 밀착과 이벤트 활용

이 구장에는 주차장이 없어 기차역에서 걸어서 가는 구조이고, 가장 가까운 샌드힐스역에서 10~15분이 걸립니다. 세프턴 의회는 부틀 지역의 한 상인이 테스트 이벤트 전후로 손님 발길이 늘었다고 말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이 부지는 한때 리버풀 해양 상업 도시 유네스코 세계유산 구역 안에 있었고, 개발이 논란이 된 끝에 리버풀은 2021년 7월 세계유산 지위를 잃었습니다. 구장 개발이 여러 이유 중 하나로 지적된 만큼, 이 구장의 지역 밀착은 늘 이 논쟁의 그림자 안에서 평가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구장은 2028년 유로(Euro 2028)에서 조별리그 4경기와 16강 1경기, 모두 5경기를 개최하기로 확정됐습니다. 2026년 7월에는 럭비 유니언 네이션스 챔피언십 피지 대 잉글랜드전 개최가 발표되는 등, 축구 없는 날을 채울 행사 유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KBO/K리그와의 비교

창원NC파크는 2019년 완공됐고 공사비는 1,240억 원, 창원시가 소유하고 NC 다이노스가 홈구장으로 쓰는 구조입니다(위키백과).

개장 당시 보도에서는 수용 인원이 2만 2,000명 규모로 전해졌습니다. 힐 디킨슨 스타디움은 수용 인원이 그 2.4배이고, 공사비는 환율에 따라 다르지만 10배 안팎입니다.

규모의 차이가 크다 보니 같은 잣대로 우열을 가리는 비교는 의미가 없습니다.

대신 눈여겨볼 건 ‘구장을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 파는 권한’이 누구에게 있느냐입니다. 지자체 소유 구장이 많은 국내에서는 구단이 이름을 팔거나 상업 공간을 재구성하려 할 때 소유주와의 협의가 먼저 필요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에버턴은 구단이 새 구장을 직접 짓고 이름부터 부지 활용까지 스스로 설계할 수 있었기에 ‘3년에 걸친 네이밍라이츠 영업’이나 ‘365일 프로그램’이라는 전략이 가능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구장의 이름을 파는 것보다 먼저 정해야 할 건, 이름을 팔고도 남는 구단만의 이야기가 무엇이냐일 것입니다. 에버턴에게는 그게 엠블럼 속 유치장 탑과 민트 사탕이었다면, 우리 구단들에게는 무엇이 있는지 새삼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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