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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9일, 바르셀로나 총회에서는 대의원들이 표결에 부칠 안건 하나를 놓고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두바이의 부동산 개발사 오하나(Ohana)와 맺을 25년 넘는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인데, 클럽 로고와 브랜드를 두바이의 고급 주거단지에 빌려주고 그 대가로 유니폼 뒷면 광고까지 내주는 구조입니다.
현직 마케터로서 이 소식을 접하고 나니, 마침 지난해 11월 2시즌 넘는 공백 끝에 다시 문을 연 스포티파이 캄프 누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함께 짚어보고 싶어졌습니다.
6만2652석, 완전 복귀 첫 시즌
바르셀로나는 2023년 여름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홈구장을 비웠고, 이후 에스타디 요한 크루이프와 에스타디 올림픽 류이스 콤파니스를 오가며 임시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캄프 누로 돌아온 건 2025년 11월 22일 아틀레틱 클럽전이었는데, 이때 허가된 수용 인원은 4만5401명이었습니다.
이후 올해 3월 1C 단계 사용 허가가 추가로 나면서 골 노르드 스탠드와 VIP 라운지 일부가 열렸고, 현재 실제 사용 가능한 좌석은 6만2652석입니다.
최종 목표는 10만5000석 규모인데, 원래 올해 안에 3층 스탠드까지 열 계획이었던 것이 최근 다시 미뤄지면서 지금은 2027년 초·중반쯤을 바라보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2026-27시즌은 개막부터 폐막까지 전 경기를 캄프 누에서 치르는 첫 시즌이라, 구단은 이번 시즌 입장 관련 수입이 전 시즌보다 6000만 유로가량 더 걷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공사가 한창이던 2025-26시즌 홈 평균 관중은 4만5099명에 그쳤는데, 완전 정상화 전 부분 개방 상태에서 나온 숫자라는 점을 감안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fcbarcelona.com · 구단 공식 뉴스 이미지 · FC바르셀로나 관중석 모습
이 프로젝트, 이른바 에스파이 바르사(Espai Barça)는 캄프 누 리모델링과 신축 팔라우 블라우그라나(농구·핸드볼 등 실내 경기 시설), 캠퍼스 시설까지 묶어 총 14억5000만 유로 규모로 설계됐고, 이 중 10억7000만 유로가 캄프 누와 캠퍼스 몫입니다.
처음 이 계획을 세운 2014년 당시 예산이 6억 유로 수준이었던 걸 생각하면, 10여 년 사이 공사비가 두 배 넘게 불어난 셈입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SimpleObjects-9ei) · CC BY-SA 4.0 · 2025년 9월 공사 중인 스포티파이 캄프 누
네이밍라이츠와 새 스폰서, 오하나
캄프 누가 스포티파이 캄프 누라는 이름을 단 건 2022년부터입니다.
지난해 10월 이 계약을 2034년까지 연장하면서 유니폼 앞면 로고는 2030년까지, 명명권은 2034년까지 이어지는 구조로 정리됐고 전체 계약 가치는 4억6000만 유로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중 명명권 부분만 떼어놓고 보면 연 2000만 유로 수준입니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 총회 표결을 앞둔 오하나 건이 성사되면 2027년부터 3년간 유니폼 뒷면(국내 대회 한정)에 오하나 로고가 붙고, 구단은 첫 3년간 연 1000만 유로를 받게 됩니다.

출처: fcbarcelona.com · 구단 공식 · 스포티파이-FC바르셀로나 스폰서십 연장 발표 이미지
흥미로운 건 이 계약이 단순 유니폼 광고가 아니라 두바이에 지을 고급 주거단지에 바르사 브랜드를 빌려주는 25년 이상짜리 라이선스 계약이라는 점입니다.
같은 오하나 디벨롭먼트가 올해 1월 맨체스터 시티와도 아부다비에서 비슷한 구조의 프로젝트 계약을 맺은 적이 있어서, 유럽 빅클럽 브랜드를 중동 부동산 개발에 빌려주는 방식 자체는 이 구단만의 실험은 아닌 셈입니다.
공사장 옆에서도 이어지는 매치데이
현직 마케터로서 눈여겨본 대목은,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도 관람 경험을 어떻게든 유지하려는 흔적이었습니다.
기존 캄프 누 익스피리언스 투어는 없어지고 대신 몰입형 전시실을 갖춘 새 박물관·이머시브 투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데, 공사 구간 때문에 그라운드나 선수단 라커룸 접근은 막혀 있고 사진 촬영을 위해 그라운드에 머무는 시간도 15분 정도로 제한돼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방문 후기를 찾아보니 박물관 입장권만 36유로인데 정작 경기장 내부 조망은 빠져 있어서, 가족 단위로 가면 식사비까지 합쳐 200유로 넘게 쓰는데 이 정도 접근권이면 아쉽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습니다.
반면 경기 관람 자체에 대해서는 평가가 결이 달랐습니다.
매치데이 가이드를 보면 평범한 리그 경기는 공사 소음과 겹쳐 예상보다 차분한 분위기인 반면, 유러피언 나이트나 빅매치는 미완성 경기장에서도 함성이 확실히 달라진다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시설이 완전하지 않아도 이벤트 성격에 따라 팬 경험의 강약을 관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로 읽혔습니다.
중계권과 재정
라리가는 최근 2027-28시즌부터 2031-32시즌까지 5년치 국내 중계권 계약을 텔레포니카·DAZN과 새로 맺으면서 총 61억3500만 유로(직전 사이클보다 9% 늘어난 규모)를 확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중 1부 리그 가정용 중계 몫만 52억5000만 유로에 이릅니다.
캄프 누 복귀 효과는 구단 재무제표에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2025-26시즌 바르셀로나의 영업수익은 10억6000만 유로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는데, 전년보다 6600만 유로 늘어난 수치입니다.
다만 같은 기간 순부채도 6억700만 유로로 늘었는데, 구단 설명으로는 에스파이 바르사 공사에 들어가는 금융비용 때문에 현금 보유고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2026-27시즌 예산은 수익 11억9500만 유로, 지출 11억3300만 유로로 짜여 있어 흑자 기조는 이어갈 계획입니다.
KBO·K리그와 비교해보면
국내에도 신축구장 공사 기간 동안 홈을 비운 구단이 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는 2012년 12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착공 이후 2016년 2월 준공될 때까지 3년 넘게 기존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썼습니다.
바르셀로나가 2년 넘게 육상경기장과 올림픽 경기장을 전전한 것과 규모나 예산은 비교가 안 되지만, 새 구장이 완공될 때까지 낯선 임시 구장에서 시즌을 버텨야 하는 구단 입장의 고충 자체는 국내외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바르셀로나는 공사 중에도 단계별 수용 인원 확대를 통해 그 기간에도 입장 수익을 계속 만들어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 이런 단계적 개장 전략은 국내 구단이 향후 신축이나 리모델링을 계획할 때 참고할 만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출처: fcbarcelona.com · 구단 공식 · 에스파이 바르사 완공 조감도(실제 사진이 아닌 프로젝트 렌더링)
참고로 캄프 누 안의 FC바르셀로나 박물관은 공사 이전까지만 해도 카탈루냐 지역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다음으로 많이 찾는 관광명소로 꼽혀왔다고 합니다.
축구장이면서 동시에 관광 명소로도 기능해온 셈인데, 리모델링이 끝나고 나면 이 타이틀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도 지켜볼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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