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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회장 동상과 킹파워 스타디움 정문 외벽

레스터 시티 킹파워 스타디움 후기 — 오너가 곧 네이밍라이츠 스폰서인 구장, 매각가 2억 파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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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운영자가 직접 쓰는 프로스포츠 마케팅 인사이트2026-08-24 · 조회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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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구단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면, 저는 습관적으로 이적시장 루머보다 먼저 그 구단의 구장 자료부터 열어보는 편입니다.

이번에 눈에 들어온 곳은 레스터 시티였습니다.

2026년 8월 11일을 전후로 영국 언론들이 일제히 전한 소식에 따르면, 레스터를 소유한 태국 스리바다나프라바 가문이 미국 투자은행 씨티그룹을 통해 잠재 투자자들에게 매각 안내서를 돌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희망 매각가는 2억 파운드(약 3,825억원) 이상이며, 매각 대상에는 홈구장 킹파워 스타디움과 시그레이브 훈련장, 남녀 1군 팀, 유소년 아카데미, 심지어 같은 가문이 소유한 벨기에 프로축구팀 OH 뢰번까지 포함된다고 알려졌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이변의 주인공이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현직 마케터로서 더 눈길이 간 대목은 따로 있었습니다.

킹파워 스타디움은 오너 가문의 회사가 구단도 소유하고 구장 네이밍라이츠도 동시에 쥐고 있는, 흔치 않은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구조가 지금의 매각 국면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그리고 3부리그(리그원)까지 떨어진 구단의 관중·상품·중계권 데이터가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하나씩 짚어봤습니다.

킹파워 스타디움 정문 앞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전 회장의 청동 동상

출처: Geograph Britain and Ireland (Mat Fascione) · CC BY-SA 2.0

킹파워 스타디움 정문 앞에는 2018년 헬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전 회장의 청동 동상이 서 있습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특유의 포즈로 유명한 이 동상은 그의 생일에 맞춰 공식 제막됐고, 바로 옆에는 사고 희생자를 기리는 메모리얼 가든이 조성돼 있습니다.

동상은 24시간 언제든 접근할 수 있게 열려 있고, 메모리얼 가든은 낮 시간대에 참배객을 받습니다.

구단이 3부리그로 떨어지고 매물로까지 나온 지금도 이 자리만큼은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브랜드 자산이라는 게 성적표 하나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관중과 티켓 — 3부리그의 흥행

레스터는 2026년 4월 22일 헐 시티전 무승부로 EFL 리그원(3부리그) 강등을 확정지었습니다.

최근 4년 사이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십을 오르내리다 결국 잉글랜드 3부리그까지 떨어진 셈입니다.

지난 2025-26시즌 평균 관중은 28,907명으로, 2013-14시즌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럼에도 구단은 2026-27시즌 일반석 성인 시즌권 가격을 404파운드(약 77만원)로 동결했는데, 이는 최근 12시즌 중 10번째 동결이라고 합니다.

신규 구매자 기준 가장 저렴한 성인 시즌권도 457파운드(약 87만원)로, 리그원 23경기 기준 경기당 2만원이 채 안 되는 셈입니다.

3만 2천여 석 규모의 구장을 3부리그에서도 최대한 채우겠다는 의지가 가격 정책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리버 소어 옆에 자리한 킹파워 스타디움 항공 전경

출처: Arne Müseler(arne-mueseler.com) · Wikimedia Commons(CC BY-SA 3.0) · 리버 소어 옆에 자리한 킹파워 스타디움 항공 전경

킹파워 스타디움 외관과 LCFC 대형 사인

출처: Geograph Britain and Ireland (Ian S) · CC BY-SA 2.0 · 워터마크 없음, 재사용 조건 확인됨

네이밍라이츠와 광고 인벤토리 — 오너가 곧 스폰서

킹파워 스타디움이라는 이름은 2011년 7월 붙여졌습니다.

원래는 워커스 크리스프와의 스폰서십으로 ‘워커스 스타디움’이라 불렸는데, 구단을 인수한 태국 면세점 기업 킹파워가 네이밍라이츠(시설에 기업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권리)를 넘겨받으면서 지금의 이름이 됐고, 2013년에는 아예 구장 소유권까지 사들였습니다.

국내 KBO 구장으로 치면 모기업이 자기 구장에 자기 이름을 붙인 구조와 비슷한데, 다른 점은 킹파워가 태국 최대 면세점 체인이라 이 브랜딩이 잉글랜드 밖에서도 실질적인 영업 효과를 낸다는 사실입니다.

레스터 공식 상품은 lcfc.com 온라인몰뿐 아니라 태국 전역의 킹파워 면세점 매장에서도 상시 판매되는데, 이런 자체 유통망을 갖춘 EPL 구단은 많지 않습니다.

유니폼 스폰서 쪽은 좀 더 일반적인 시장 원리를 따릅니다.

암호화폐 베팅 플랫폼 BC.Game이 2024년부터 2시즌 계약(4천만 달러, 약 552억원 규모)으로 가슴 스폰서 자리를 지켜왔고, 2026-27시즌에도 3년째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공교롭게도 프리미어리그는 2026-27시즌부터 유니폼 전면 도박 스폰서십을 전면 금지했는데, 레스터는 이미 그 아래 리그로 내려간 뒤라 이 규제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킷 메이커는 아디다스이고, 팬들은 BC.Game 로고가 있는 버전과 없는 버전을 선택해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상품(MD)과 팬 경험

구장 안에는 폭스스토어(Foxes Fanstore)라는 이름의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가 있습니다.

유니폼부터 캐주얼 웨어까지 전 라인업을 갖추고 있고, 블랙프라이데이나 시즌 종료 시점에는 콘코스에서 별도 할인 행사도 진행합니다.

매표·상품 매출 자체를 구단이 공개하지는 않지만, 원정 팬 후기 사이트들을 살펴보면 이 구장의 매치데이 경험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후한 편이었습니다.

완전 밀폐형 스탠드에 관중석 높이와 형태가 통일돼 있어 음향이 잘 모이는 구조라는 평, ‘가봤던 원정 경기 중 손꼽히게 좋은 분위기였다’는 후기가 있는가 하면, 구장 주변에 펍과 슈퍼마켓 한두 곳 외에는 즐길 거리가 마땅치 않다는 아쉬움도 함께 있었습니다.

현지의 한 매치데이 호스피탈리티 후기 블로거는 라운지 시설과 접근성을 특히 높게 평가했는데, 현직 마케터 입장에서 보면 경기장 안의 상품·서비스 경쟁력은 준수한데 구장 밖 상권과 연계된 매치데이 경제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인상이었고, 이 부분이 아래에서 다룰 재개발 계획과도 맞닿아 있었습니다.

실제로 구단은 2023년 12월 이스트 스탠드에 상층을 올려 수용 인원을 4만 명까지 늘리고, 220룸 규모 호텔과 다목적 이벤트 아레나, 신규 리테일 공간, 오피스까지 포함한 재개발 계획을 지역 의회로부터 승인받았습니다.

공사 기간 중 1천 개, 완공 후 상시 1천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구단은 추산했는데, 재정난과 이번 매각 절차가 겹치면서 착공 시점은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킹파워 스타디움 내 폭스스토어(Foxes Fanstore) 상품 진열대

출처: 레스터 시티 공식 홈페이지(lcfc.com) 캡처 · 킹파워 스타디움 내 폭스스토어(Foxes Fanstore) 상품 진열대, 구단 공식 홍보 이미지

킹파워 스타디움 내부 관중석 파노라마, 좌석에 새겨진 'KING POWER' 글자

출처: 레스터 시티 공식 홈페이지(lcfc.com) 캡처 · 구단 공식 홍보 이미지, 편집·참고 목적 사용

중계권과 지역 경제효과

레스터의 재정난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는 중계권료 격차입니다.

프리미어리그는 2025~2029시즌 중계권을 스카이스포츠·TNT스포츠 등에 총 67억 파운드(약 12조 8천억원)에 판매했지만, 챔피언십·리그원·리그투를 묶은 EFL 전체 중계권은 2024-25시즌부터 2028-29시즌까지 5년간 스카이스포츠와 9억 3,500만 파운드(약 1조 7,900억원, 보장액 8억 9,500만 파운드에 마케팅 지원 4천만 파운드)에 계약됐습니다.

리그원 경기는 시즌당 248경기가 방송되고 주말마다 5경기가 생중계되지만, 그 방송료를 챔피언십·리그원·리그투 72개 EFL 구단이 나눠 갖는 구조입니다.

레스터는 지난 1월 은행 대출을 통해 남은 낙하산 지원금(강등된 구단의 수익 급감을 완충하기 위해 몇 시즌에 걸쳐 얹어주는 프리미어리그 한시 지원금)을 미리 현금화한 탓에, 이번 시즌 방송 수익으로 실제 손에 들어오는 현금은 200만 파운드(약 38억원) 남짓에 그칠 전망이고, EFL 소속 구단이 나눠 갖는 연대기금 배분율도 기본 12.6%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때 3천만~5천만 파운드(약 570억~960억원) 규모였던 방송 수익이 급격히 줄어든 셈인데, 이 낙차가 매각을 서두르게 만든 핵심 배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킹파워 스타디움은 130년 가까이 이 지역 축구의 근거지였고, 재개발 계획에도 “레스터셔가 세계적 스포츠 도시라는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목표가 명시돼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 매각으로 소유 구조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역 경제효과로 이어지는 이 청사진이 그대로 유지될지는 새 오너십이 정해질 때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KBO/K리그와 비교해보면

한국 프로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강등’이라는 변수 자체입니다.

KBO는 승강제가 없어 성적이 아무리 나빠도 리그 소속과 방송·스폰서 수익 구조가 갑자기 무너지는 일이 없습니다.

K리그는 K리그1과 K리그2 사이 승강제가 있긴 하지만, 애초에 중계권·스폰서 수익에서 방송 의존도가 EPL만큼 절대적이지 않다 보니 강등에 따른 재정 충격의 절대 규모 자체가 다릅니다.

EPL이 낙하산 지원금이라는 별도 안전장치까지 만들어둔 이유도, 1부와 2부 사이 방송 수익 격차가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레스터 사례는 그 안전장치조차 소진되면 3부리그까지 떨어진 구단이 얼마나 빠르게 벼랑 끝에 몰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네이밍라이츠 구조는 오히려 국내 사례와 닮아 있었습니다.

오너 기업이 구단과 구장을 함께 소유하고 자사 브랜드를 그대로 노출한다는 점에서, 킹파워 스타디움은 제3자가 시장가를 지불하고 명명권만 사가는 미국식보다는 삼성 라이온즈 파크나 한화생명 볼파크에 가까운 구조입니다.

다만 킹파워는 면세점이라는 소비재 업종 특성상 그 브랜딩이 실제 해외 관광객 매출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국내 사례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활용 방식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동화 같았던 2015-16시즌 우승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한 자산입니다.

시즌 개막 전 5000분의 1이라는, 단일 이벤트로는 역대 최장 배당률로 꼽히는 우승 확률을 뚫고 정상에 올랐던 그 서사는 지금도 전 세계 축구 팬들 사이에서 회자됩니다.

다만 그 자산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는 이제 스리바다나프라바 가문이 아니라 새로운 주인의 몫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매각 절차가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그리고 새 오너십 아래서도 킹파워라는 이름이 계속 유지될지는 앞으로 지켜볼 만한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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