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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장길에 애너하임에 있는 에인절 스타디움에 다녀왔습니다.
LA 에인절스의 홈구장인데, 디즈니랜드에서 차로 10분 거리라는 얘기를 듣고서야 왜 이 구장이 벤치마킹 목록에 꼭 들어가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에인절 스타디움 — 1998년 디즈니 리노베이션
에인절스 스타디움은 1966년에 개장한 4만 5천여 석 규모의 구장입니다. 오래된 구장이지만 노후된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는데, 이유는 1998년에 있었던 대규모 리노베이션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구단주가 디즈니였던 시절이라, 리노베이션을 디즈니의 이매지니어링팀이 직접 맡았다고 합니다. 그 결과로 나온 게 외야에 있는 캘리포니아 스펙타큘러라는 인공 암벽 조형물입니다.
폭포와 분수, 간헐천을 조합해 놓았고, 경기 시작이나 에인절스의 홈런, 승리 순간마다 이 암벽에서 불꽃이 솟아오릅니다. 야구장 한켠에 작은 놀이기구를 심어놓은 느낌이었습니다.

스타워즈 주간 — 시즌마다 이어지는 디즈니 협업
디즈니와의 인연은 시설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갔던 날은 마침 스타워즈 주간이였는데, 전광판마다 스타워즈 캐릭터가 나오고 선수 소개 화면까지 스타워즈 테마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디즈니랜드가 차로 8km 거리에 있다 보니, 디즈니 영화나 캐릭터와 손잡은 공동 프로모션이 자연스럽게 시즌마다 이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을 잡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한눈에 보였습니다.

QR코드와 스마일 팬캠 — 참여를 유도하는 디테일
구장 곳곳에 붙어 있는 QR코드도 눈에 띄었습니다. 경기 정보와 티켓, F&B 메뉴, 시설 안내까지 거의 모든 정보를 QR코드 하나로 연결해두었고, 전광판에서는 관중을 비추며 참여를 유도하는 스마일 팬캠 이벤트도 계속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큰 예산이 들어가는 이벤트가 아니어도, 관람객이 계속 뭔가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장치들이 촘촘하게 깔려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결국 에인절스 스타디움에서 본 건, 오래된 구장도 콘텐츠 파트너를 잘 만나면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정리하며 — 콘텐츠 파트너가 만드는 차이
국내 구장 근처에는 이 정도 규모의 테마파크나 콘텐츠 파트너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굳이 디즈니 같은 거대 IP가 아니어도 지역의 콘텐츠나 캐릭터와 시즌 단위로 협업하는 방식은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고 느꼈습니다.
오래된 구장일수록 오히려 이런 리노베이션 스토리 하나가 큰 무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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