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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7 시즌 개막(10월 20일)을 3주도 안 남긴 지금,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공식 홈페이지의 시즌권 안내 페이지를 열어보면 풀·하프·쿼터 시즌 멤버십이 모두 매진이고 대기 명단만 받는다는 문구가 가장 먼저 나옵니다.
NBA에서 작은 시장으로 꼽히는 도시의 구단이 어떻게 이런 상태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이 팀이 2028년 늦여름 개장을 목표로 짓는 새 구장으로 이사한다는 소식이 겹치면서 마케터로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지금 쓰고 있는 구장인 페이컴 센터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페이컴 센터는 2002년 6월 8일 문을 연 구장으로, 건설비는 약 8,920만 달러였고 1993년 시작된 오클라호마시티의 도시 재생 사업 MAPS(임시로 걷는 1센트 판매세로 스포츠·문화 시설을 짓는 방식)로 지어졌습니다. 농구 경기 때 수용 인원은 18,203명입니다.
위키피디아 페이컴 센터 항목에 정리된 내용입니다. 썬더가 2008년에 이 도시로 오기 6년 전에 완공된 구장이고, 허리케인 카트리나 직후인 2005~2007년에는 뉴올리언스 호니츠가 임시로 이곳을 홈으로 썼으며 2005-06시즌 평균 관중이 18,716명이었다고 같은 항목에 나옵니다.
연고지 이전이 가능한지 NBA가 먼저 시험해 본 무대였던 셈입니다.

사진 1. 페이컴 센터 외관(2021년 9월) · 촬영 Steve Morgan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좌석이 18,203개라서 티셔츠도 18,203장 — 2010년 즉흥 이벤트가 만든 플레이오프 의식
썬더 플레이오프 홈경기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경기 자체가 아니라 경기 전입니다. 18,203개 좌석 하나하나에 팀이 그 라운드용으로 만든 티셔츠가 한 장씩 올려져 있고, 입장한 관중은 그걸 입거나 흔들며 장내를 한 가지 색으로 물들입니다.
이 전통은 2010년 썬더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치른 첫 플레이오프 홈경기 승리(상대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레이커스)에서 시작됐다고 2024년 현지 보도는 전합니다. 처음에는 일회성 기념품 정도로 생각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경기가 끝나고 한 시간도 안 돼 구단 직원이 콕스(Cox)를 스폰서로 붙이고 댈러스의 납품업체에 연락해 다음 날 아침 셔츠가 도착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직원은 이 셔츠가 이제 단순한 셔츠를 넘어 하나 됨의 표시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2026년 5월 보도에 따르면 이 의식은 16년째 이어지고 있고, 지금은 직원과 자원봉사자가 약 한 시간이면 전 좌석에 셔츠를 놓는다고 합니다(처음에는 이틀이 걸렸다고 합니다). 2024년 보도에서는 지금까지 배포한 셔츠가 100만 장을 넘었다고 했습니다.
구단 담당자 인터뷰에는 팬들이 그날 셔츠 색을 미리 묻는 전화를 걸어온다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마케터 입장에서 이 사례가 부러운 건 비용 구조입니다.
셔츠 한 장은 경기장 안의 광고 지면이자, 중계 화면 전체를 한 색으로 칠해 주는 무료 비주얼 연출이고, 동시에 팬이 집에 가져가 입는 이동식 광고입니다. 스폰서 이름이 들어가는 구조까지 첫날 즉석에서 만들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썬더는 어떤 팀인가 — 시애틀에서 온 팀, 2025년 첫 우승
썬더의 전신은 시애틀 슈퍼소닉스입니다. 클레이 베넷이 이끄는 오클라호마시티 투자 그룹이 2006년 10월 소닉스를 3억 5천만 달러에 인수했고, 2008년 4월 NBA 구단주들이 28대 2로 연고지 이전을 승인했으며, 같은 해 7월 시애틀시와 합의(즉시 4,500만 달러에 조건부 3,000만 달러, 합계 7,500만 달러)로 매듭지었습니다.
소닉스라는 이름과 색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쓰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이 과정은 위키피디아 연고지 이전 항목에 자세합니다.
구단 이름은 토네이도 지대에 있는 오클라호마의 기상과 오클라호마시티에 주둔한 45보병사단의 별칭 ‘썬더버즈’에서 따왔다고 구단 역사 정리에 나옵니다.
첫 시즌 2008-09는 23승 59패였고, 2012년 파이널에서 마이애미 히트에 졌으며, 2025년에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7차전 끝에 꺾고 연고지 이전 이후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사진 2. 2008년 11월 2일 홈경기(당시 이름 포드 센터) · 촬영 JWay20 · Wikimedia Commons · 퍼블릭 도메인(촬영자가 공개)
지난 시즌(2025-26)은 64승 18패로 서부 1위였고 서부 결승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 3승 4패로 졌습니다. 3승 2패로 앞서다 부상 변수가 겹쳤다고 시즌 정리에 나옵니다.
에이스 셰이 길저스알렉산더는 2시즌 연속 MVP를 받았고, 사령탑은 마크 데이그노트입니다. 새 시즌은 10월 20일 스퍼스 원정으로 시작하고 홈 개막전은 10월 22일 덴버 너기츠전(미 중부 시간 오후 8시 30분)입니다.
프리시즌 홈경기는 10월 7일 밀워키, 13일 인디애나전입니다(일정 보도). 현재 로스터에 한국 선수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관중과 티켓 — 오래된 구장에서 만든 완판
공식 홈페이지 기준으로 2026-27 시즌 멤버십은 풀 시즌(공식 표기 43경기), 하프 시즌(21경기), 쿼터 시즌(10경기) 세 종류이고 모두 매진입니다. 멤버십 혜택은 전담 계정 매니저, 플레이오프 우선 구매권, 갱신 우선 포인트, 경기 교환권 같은 구성이라 단순 할인 상품이 아니라 관계 관리 상품에 가깝습니다.
단일 경기 가격도 가파릅니다. 2025-26 시즌 홈 개막전의 경우 일반 판매 시작 전 재판매 시장에서 최상단 좌석이 181달러부터, 코트에 가까울수록 700달러를 넘는 수준이었다고 현지 라디오 보도는 전했습니다.
우승 직후라는 시점과 재판매가라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사진 3. 2024년 3월 8일 마이애미 히트전 · 촬영 HutchDoesStuff · Wikimedia Commons · CC0
직관 후기도 읽어봤습니다. 여행 후기 사이트에는 시설이 깨끗하고 매점 줄이 빨리 줄며 상층에서도 시야가 좋다는 평가와 함께, 하층 콘코스(경기장 안쪽 통로)가 좁고 먹거리 종류가 최근 NBA 구장에 비해 적으며 음료·기념품이 비싸다는 지적이 함께 나옵니다.
어느 방문객은 이 도시가 팀 뒤에 완전히 서 있다는 게 느껴졌다고 썼습니다. 한 스포츠 여행사의 가이드는 경기 시작 45분 전쯤 도착해 구장 안 상품점과 편의시설을 돌아보라고 권하기도 합니다.
현직 마케터로서 이 후기들을 겹쳐 읽으면, 시설은 20년 넘어 불편하지만 팬이 구장에 쓰는 정서적 비용이 낮은 곳이라는 인상이 남습니다. 새 구장이 면적을 크게 늘리는 설계인 이유가 읽히는 대목입니다.
관람 실무 정보는 이렇습니다. 주차장은 구장 바로 옆 부지에 있고 일반 주차 요금은 약 10달러라고 한 주차 안내 글이 소개합니다(남쪽 무료 구역도 있다고 하지만 경기 당일 혼잡은 감안해야 합니다).
외부 음식은 반입할 수 없고 가방은 가로 14×세로 14×높이 6인치 이내의 투명 가방만 가능합니다. 다운타운 순환 노면전차(OKC Streetcar)가 구장 근처를 지나고 브릭타운 식당가가 걸어갈 거리에 있다고 여행 가이드는 안내합니다.
요금과 규정은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안내를 다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구장 이름의 변천과 스폰서 — 파산한 네이밍 파트너와 유니폼 패치 마지막 주자
페이컴 센터의 이름은 포드 센터(2002~2010), 오클라호마시티 아레나(2010~2011),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2011~2021), 페이컴 센터(2021~)로 이어졌습니다. 체서피크는 2011년에 12년 계약을 맺었는데 연 300만 달러 수준이었고, 2021년 4월 파산 신청 이후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이어 2021년 7월 급여·인사 소프트웨어 기업 페이컴이 15년 계약을 맺었고, 총액은 비공개지만 CNBC는 1억 달러를 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SportsPro). 연평균으로 나누면 약 670만 달러 이하입니다.
마케터로서 눈에 띄는 건 계약 상대방 리스크입니다. 구장 이름 파트너가 계약 도중 파산하면 구단은 이름이 비는 동시에 매출도 비게 됩니다.
그런데 이 15년 계약도 중간에 끝납니다. 페이컴은 새 구장이 열리는 시점에 네이밍라이츠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는데, 구단이 새 장기 파트너를 구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였다고 현지 보도는 전합니다.
이 결정에서 배울 점은 파트너가 스스로 물러나며 구단에 협상권을 돌려줬다는 점입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새 구장의 이름값을 기존 계약 조건에 묶이지 않고 처음부터 협상할 수 있게 됐고, 결과적으로 3월에 새 이름이 확정됐습니다.
유니폼 스폰서십에서는 반대 순서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썬더는 2019년 3월 러브스(주유소·편의점 체인)와 4년 총 4,000만 달러(연 약 1,000만 달러) 패치 계약을 맺으면서 NBA 30개 구단 중 마지막으로 유니폼 패치를 단 팀이 됐습니다.
러브스는 2008년 연고지 이전 때부터 구단과 함께한 스폰서였고, 이미 구장 안 접객 공간의 이름과 키스캠 후원권을 갖고 있었다고 SportsPro는 소개합니다. 가장 늦게 들어갔지만 오랜 관계의 파트너를 앞면으로 올렸다는 점에서 구단의 우선순위가 보입니다.
현재 위키피디아 구단 개요도 러브스를 메인 스폰서로 표기하고 있으나, 2019년 이후의 연장 조건은 이번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새 구장 컨티넨털 콜리세움과 지역 경제 — 9억 달러, 시민 71%의 선택
새 구장의 이름은 컨티넨털 콜리세움입니다. 2026년 3월 24일 오클라호마시티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비상장 석유·가스 생산 기업 컨티넨털 리소스와 15년 네이밍라이츠 계약을 발표했고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구단 회장은 ‘오클라호마 파트너를 원했다’고 말했습니다(NBA.com). 사업비는 9억 달러로, MAPS 4에서 7,800만 달러, 구단 측 5,000만 달러, 나머지는 72개월간 걷는 1센트 판매세(최소 7억 7,200만 달러)로 충당합니다.
2023년 12월 12일 주민투표에서 71%가 찬성했고 착공은 2026년 3월 26일이었으며, 소유는 시, 운영은 레전즈 글로벌이 맡습니다(위키피디아). 개장 목표는 2028년 늦여름입니다.

사진 4. 컨티넨털 콜리세움 조감도(구단 공식 홈페이지 캡처) · okcthunder.com/arena
설계 소개를 보면 수용 인원은 현재 18,203석보다 적어지는 대신 면적은 약 5만 4천㎡(58만 1천 제곱피트)에서 6만 9천㎡ 이상(75만 제곱피트 이상)으로 커지고, 거리 쪽에 팬 행사 공간 ‘썬더 앨리’를 두고 콘서트용으로 접히는 전광판을 도입한다고 지역 경제 매체는 전합니다.
좌석 수를 줄이고 면적을 늘리는 선택은 좌석 수가 아니라 좌석당 객단가를 키우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지역 경제 효과는 시의회 설득 과정에서 많이 인용됐습니다. 지역 상공회의소가 의뢰한 연구는 현 구장이 연 5억 9천만 달러, 일자리 3,000개 이상을 만들고 2022-23 시즌 방문객이 100만 명을 넘었다고 추정했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상공회의소가 의뢰한 것이고 연구진 스스로도 공공 자금으로 지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다고 밝힌 만큼, 숫자는 찬성 측 논거의 참고치로 읽는 게 맞습니다.
KBO와 비교해 보면 — 시민 투표를 거친 구장과 25년 운영권
한국에서 같은 구조에 가까운 사례는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입니다. 총사업비는 994억 원이고 기아가 이 중 300억 원을 분담하는 대신 25년간 운영권을 받았으며(위키백과), 2013년 감사원이 사용료 책정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고 2017년에는 기아가 30억 원을 기부하는 쪽으로 재협약이 정리됐다고 한국일보는 보도했습니다.
반면 오클라호마시티는 주민이 1센트 판매세를 72개월 동안 더 낼지를 투표로 정했다는 점이 다릅니다. 두 구조 중 어느 쪽이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공공 자산 위에서 구단이 얼마를 가져가는지를 시민이 먼저 알고 동의하는 절차가 있었는지가, 이후 논란의 크기를 가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달 20일 막이 오르는 시즌, 이 팀은 서부 결승 탈락을 만회하려는 동시에 낡은 구장에서의 마지막 몇 시즌을 보내게 됩니다. 매진 행렬과 새 구장 이전이 맞물려 있는 지금이 페이컴 센터를 가장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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