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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에티하드 스타디움

맨체스터 시티 에티하드 스타디움 후기 — 떠나는 감독의 이름을 스탠드에 붙이는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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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운영자가 직접 쓰는 프로스포츠 마케팅 인사이트2026-08-08 · 조회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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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 대 맨체스터 시티 친선경기 결과를 뒤늦게 챙겨보다가 이 구단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스코어는 3대 1로 맨체스터 시티가 이겼고, K리그 쪽은 김대원 선수가 만회골을 넣었습니다. 아쉬운건 국내 축구열기가 많이 식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곳곳에 빈자리가 많더라구요.

그래도 눈에 띈 건 스코어보다 벤치였습니다.

지난 10년간 맨체스터 시티를 이끌며 트로피 20개를 들어올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떠나고, 첼시에서 넘어온 엔초 마레스카 감독이 이 경기에서 부임 후 첫 승을 신고했습니다.

감독이 통째로 바뀌는 시기에 구단이 브랜드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지 궁금해져서, 홈구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 쪽부터 다시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에티하드 스타디움 전경

공교롭게도 맨체스터 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떠나기 직전, 한창 확장 공사 중이던 북쪽 스탠드에 그의 이름을 붙이기로 결정했습니다.

‘더 펩 과르디올라 스탠드(The Pep Guardiola Stand)’로 이름 붙은 이 스탠드는 지난 5월 24일, 2025-26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던 애스턴 빌라전에서 처음 완전히 문을 열었는데 이날 관중석에는 6만 332명이 들어찼습니다.

기존 5만 3,400석이던 에티하드 스타디움이 3억 파운드 규모 재개발 사업을 거쳐 6만 석을 넘어선 첫 순간이자, 떠나는 감독을 기리는 헌정 무대였던 셈입니다.

스탠드 바깥에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동상도 세울 계획이라고 하니, 사람 이름과 형상을 물리적 공간에 새겨 넣는 방식으로 브랜드 자산을 쌓는 접근이 눈에 띕니다.

더 펩 과르디올라 스탠드 명명 기사 캡처, mancity.com

출처: mancity.com(구단 공식 홈페이지) “더 펩 과르디올라 스탠드” 명명 기사 캡처

팬과 관중

숫자로 보면 에티하드 스타디움의 관중 동원력은 프리미어리그 안에서도 최상위권입니다.

2025-26시즌 평균 홈 관중은 5만 2,640명으로 좌석 점유율 98.1%를 기록했고, 최다 관중은 앞서 언급한 6만 332명(애스턴 빌라전), 최소 관중은 챔피언스리그 갈라타사라이전의 3만 5,259명이었습니다.

다만 이번 시즌 우승컵은 22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른 아스널이 가져갔고, 맨체스터 시티는 승점 78점으로 2위에 머물렀습니다.

성적과 무관하게 관중석이 거의 항상 가득 찬다는 건, 이 구단의 티켓 상품이 그날의 경기력보다 브랜드 자체에 대한 충성도로 팔리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 마케팅 조사에 따르면 맨체스터 시티는 검색량 기준 프리미어리그 2위 구단이면서도 영국 내 검색 비중은 5.3%에 불과해 20개 구단 중 가장 낮다고 하는데, 그만큼 팬층이 전 세계에 고르게 퍼져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전 세계 400개가 넘는 공식 서포터스클럽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공간 활용과 F&B

콘코스(관중석 뒤편 통로 겸 편의시설 공간)는 최근 리모델링을 거치며 눈에 띄게 넓어졌습니다.

축구장 시설 가이드를 보면 원정팬 구역 콘코스가 다른 프리미어리그 구장보다 유독 여유 있다는 평가가 있었고, 화장실이나 매점 접근성도 좋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매점 메뉴에는 버거·핫도그 외에 ‘코리안 바비큐’ 맛 로디드프라이(감자튀김 위에 치즈·베이컨 등 토핑을 얹은 메뉴)가 정식으로 올라 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안전기립석(경기 중 서서 응원할 수 있도록 별도 설계된 좌석 구역)이 남쪽과 북쪽 스탠드 일부에서 상시 운영되고 있고,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도 여러 번 시도했으니 수요가 없어 그만두었던 청각장애인을 위한 히어링루프,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해설 헤드셋, 이동에 도움이 필요한 중증 장애인을 위한 확장형 화장실(체인징플레이스) 등 접근성 프로그램도 프리미어리그 안에서 손꼽히는 수준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다만 같은 가이드에서는 입장 전 티켓·보안 검사가 최소 두 차례로 다소 길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현직 마케터 입장에서 보면 이런 불편은 안전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감수하는 트레이드오프로 보입니다.

광고 인벤토리와 네이밍라이츠

에티하드 스타디움이라는 이름 자체가 항공사 에티하드항공과의 네이밍라이츠(시설에 기업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권리) 계약에서 나왔습니다.

2011년 아부다비 국영 항공사와 10년 계약을 맺으며 개명했는데, 당시 계약 총액은 공식적으로 밝혀진 적이 없고 현지 언론은 “수억 파운드 규모”로만 보도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스타디움의 소유권입니다.

부지와 건물은 지금도 맨체스터시 의회 소유이고 구단은 이를 장기 임대해 쓰는 구조인데, 의회는 네이밍라이츠를 넘겨준 대가로 5년간 2,000만 파운드(연 400만 파운드꼴)를 별도로 받기로 했습니다. 이건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과 시와의 계약과 유사합니다.

축구 재정 분석가가 2024년에 내놓은 추정치를 보면 현재 에티하드항공이 네이밍라이츠만으로 연간 약 1,500만 파운드를, 유니폼 스폰서와 트레이닝 캠퍼스 명명권까지 합친 전체 패키지로는 연간 약 8,000만 파운드를 지불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구단이 공식 발표한 수치가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추정치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그 밖에도 유니폼 본사 스폰서 퓨마가 2025년 10년 연장 계약(총액 약 10억 파운드로 추정)을 맺었고, 암호화폐 거래소 OKX가 유니폼 소매 광고를, 아사히수퍼드라이가 트레이닝복 스폰서를 맡는 등 36개가 넘는 파트너사가 ‘글로벌’과 ‘리저널’ 등급으로 나뉘어 광고 인벤토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에티하드 스타디움 소개 페이지 캡처, mancity.com

출처: mancity.com(구단 공식 홈페이지) 에티하드 스타디움 소개 페이지 캡처

티켓

2025-26시즌 기준 일반석 매치데이 티켓은 등급에 따라 성인 30~60파운드, 유소년 15~30파운드 선에서 책정됐습니다.

다만 아무나 바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라 매치데이 멤버십(성인 25~35파운드, 유소년 20파운드)에 먼저 가입해야 티켓 구매 자격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구단은 최근 최저가 구간 티켓 가격을 최대 43%, 최고가 구간도 22% 낮췄는데, 멤버십이라는 진입장벽은 유지하면서 실제 가격 문턱은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한 셈입니다.

중계권

이게 개인적으로 가장 부러운 점 입니다. 중계권료(방송사가 경기를 내보내는 대가로 리그와 구단에 지불하는 돈)는 프리미어리그 전체가 2025~29시즌 4년간 132억 파운드 규모의 계약을 맺었고, 이 중 해외 중계권료가 65억 파운드로 국내 중계권료 67억 파운드에 근접할 만큼 커졌습니다.

리그 사무국이 해외 중계권을 개별 구단이 아니라 리그 전체 단위로 일괄 판매한 뒤 성적에 따라 배분하는 구조라 구단별 해외 몫이 따로 공개되지는 않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2023-24시즌 방송분배금으로만 1억 7,600만 파운드를 받아 2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챙겼습니다.

지역 밀착과 경제효과

시티 풋볼 그룹은 2008년 구단을 인수한 이후 동맨체스터 지역에 7억 파운드 넘게 투자해왔습니다.

이번 스타디움 확장 공사만 놓고 봐도 건설 단계에서 정규직 환산 890개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이 중 70%를 현지 인력으로 채웠다고 합니다.

완공 후에는 401실 규모 호텔(메들록, 라디슨 운영)과 상시 운영 식음료 매장들이 들어서면서 매치데이에만 몰리던 일자리 상당수가 상시 고용으로 바뀔 전망입니다.

부지 일부에는 구단이 비용을 일부 부담하는 수영장도 들어서는데, 지역 시의회와 구단이 개발 이익을 나눠 갖는 그림입니다.

에티하드 스타디움 확장공사 토핑 아웃 기념행사 기사 캡처, mancity.com

출처: mancity.com(구단 공식 홈페이지) “토핑 아웃”(구조체 최고 높이 완공) 기념 행사 기사 캡처

구장만의 상징 — ‘블루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는 킥오프 직전마다 어김없이 울려 퍼지는 노래가 있습니다.

1934년에 만들어진 팝송 ‘블루문’인데, 원래는 크루 알렉산드라 팬들이 부르던 응원가였다가 1989년 리버풀 원정에서 맨체스터 시티 팬들이 따라 부르기 시작하며 이 구단의 상징곡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공교롭게도 당시 맨체스터 시티는 4년 넘게 원정 승리가 없던 시절이었는데, ‘어쩌다 한 번(once in a blue moon)’이라는 노래 제목이 그 시절 팀 사정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정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지금은 성적과 상관없이 매 경기 선수단이 입장하기 직전 스타디움 전체가 이 노래를 합창하는 것이 하나의 의식처럼 굳어졌습니다.

이번에 과르디올라 감독의 이름을 스탠드에 붙이기로 한 결정도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노래든 사람 이름이든, 오래 남을 상징을 물리적 공간에 새겨 넣는 방식으로 브랜드에 시간의 깊이를 더하는 셈입니다.

K리그 올스타 대 맨체스터 시티 친선경기 매치 리포트 캡처, mancity.com

출처: mancity.com(구단 공식 홈페이지) K리그 올스타전 매치 리포트 캡처

KBO·K리그와 비교해보면

공교롭게도 이번 주 K리그와 맨체스터 시티는 실제로 그라운드에서 마주쳤습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 친선경기 자체가 하나의 벤치마킹 사례입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홍콩과 서울을 도는 아시아 투어를 여름마다 여는 이유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검색 트래픽 대부분이 영국 밖에서 나오는 팬층을 실제로 만나고 신규 회원을 모으기 위한 마케팅 활동이기 때문일겁니다.

K리그 구단들도 해외 원정 투어나 스타 선수 영입을 통해 아시아권 팬덤을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리그 차원의 해외 중계권 판매 규모나 매치데이 멤버십 같은 유료 회원 구조는 아직 상대적으로 얇은 편입니다.

또 에티하드 스타디움처럼 부지는 지자체가 소유하고 구단이 장기 임대해 운영하는 구조는 국내 대다수 프로야구·축구 구장과도 닮아 있어서, 임대료를 낮게 유지하는 대신 구단이 시설 투자와 지역 고용을 책임지는 이번 재개발 방식은 국내 지자체와의 협상에서도 참고할 만한 사례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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