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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는 물론 국내 신축 구장들을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콘코스’ 구조입니다. 매점에서 음식을 사거나 먹으면서도 그라운드를 계속 볼 수 있게 관중석 뒤편 통로를 개방형으로 뚫어놓은 방식인데, 이제는 새로 짓는 구장이라면 거의 예외 없이 이 구조를 기본값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 구조가 없는 구장은 그 자체로 ‘오래된 구장’이라는 인상을 주기 쉽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콘코스가 없는 세 구장 — 잠실·사직·kt위즈파크
대한민국에서는 잠실야구장, 사직야구장, 그리고 kt위즈파크가 가장 오래된 세 구장으로 꼽히는데, 공교롭게도 이 세 곳 모두 콘코스 구조를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매점 앞에 줄을 서면 그라운드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는 복도식 구조다 보니, 팬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구식 구장’이라는 인식이 굳어져 있었습니다. 이 중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가 사용하는 잠실 야구장은 올해 시즌을 끝으로 철거에 들어가 2031년 돔 구장으로 새로 태어날 예정이고, 사직야구장 역시 재건축을 거쳐 2031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두 구장 모두 새 옷으로 갈아입는 셈인데, 그렇게 되면 이 구조를 그대로 안고 있는 곳은 사실상 수원 kt위즈파크만 남게 됩니다.

약점을 강점으로 바꾼 kt위즈파크
kt위즈파크도 1989년 지어진 뼈대를 그대로 쓰고 있는 구장이라 이 약점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매점이 늘어선 복도는 폭이 좁고, 그라운드와 완전히 단절된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이 구조적 단점을 드라마틱하게 장점으로 바꿔놓은 곳이 바로 이 구장이었습니다. 구단 마케터 입장에서 봐도, 신축이 아니면 답이 없다고 여겨지던 문제를 기존 골격 안에서 풀어낸 방식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줄서기를 없앤 키오스크 시스템
복도식 매장 구조의 가장 큰 단점은 매점마다 늘어서는 긴 줄이었습니다. kt위즈파크는 이 줄을 아예 없애는 방향으로 접근했습니다. 매장 앞에 줄을 서는 대신 중앙에 놓인 키오스크에서 결제를 하면, 본인 음식의 조리 상태나 준비 완료 여부를 휴대폰으로 알려주고, 운영 요원이 자리까지 직접 가져다주는 방식으로 바꾼 겁니다. 줄서기라는 좁은 복도의 물리적 한계를 시스템으로 우회해버린 셈인데, 발상 자체가 신선했습니다.

미디어월과 야장 — 비시즌에도 팬을 부르다
여기에 가로길이 30m, 세로3m가 넘는 대형 미디어월을 설치한 것은 신의 한 수였습니다.
경기가 있는 날은 이 미디어월에 중계 화면과 스코어, 광고를 함께 띄워서 매점 근처에 있어도 경기 흐름을 놓치지 않게 해뒀고, 경기가 없는 저녁에는 아예 ‘야장’을 열어서 레크리에이션과 함께 원정 경기 중계를 함께 관람하며 맥주를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 야장 행사의 반응이 실로 폭발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는 이미 위즈파크내 지역의 맛집이 모두 입점해 있는 장점을 충분히 활용했다고 봅니다. 따로 맛집을 찾아가지 않아도 이 한 곳에서 지역내 유명한 모든 맛집 음식을 다 먹을 수 있고,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로 구성되어 있고 응원단장과 치어리더까지 있다니 분위기는 그야 말로 폭발적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비시즌이나 원정 기간에도 팬들을 구장으로 계속 불러들이는 장치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마케터로서 상당히 기발하고 지속가능한 아이템 이었습니다.

생성형 AI로 만드는 미디어월 콘텐츠
이 미디어월에 상영되는 영상 콘텐츠도 눈여겨볼 지점이었습니다.
계절과 연관된 테마나 그날 경기와 관련된 테마 영상을 계속 새로 만들어 상영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 물량의 영상을 상시로 제작하려면 제작비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생성형 AI 툴을 적극 활용해서 이 제작비 부담을 크게 줄이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KT 그룹 차원에서 생성형 AI 영상 제작으로 기존 대비 제작비를 90% 이상, 제작 기간도 10분의 1 이하로 줄인 사례가 보도된 적이 있는데, 이런 그룹 차원의 기술 역량이 구장 콘텐츠 제작에도 그대로 흘러들어온 결과로 보였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지자체 광고 송출까지 포함하면, 이 미디어월 하나가 콘텐츠 상영·광고 매체·팬 소통 창구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셈이었습니다.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고 하니, 투자 대비 효과가 확실한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리하며
정리해보면, kt위즈파크는 구식 구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밖에 없던 구조적 약점을 오히려 극적으로 강점으로 바꿔놓은 사례였습니다.
콘코스가 없다는 한계를 신축 없이도 시스템과 미디어월로 정면 돌파한 셈인데, 이런 접근이야말로 대부분의 국내 구단들에게 실질적인 참고가 될 만하다고 봅니다.
사실 kt위즈는 이 F&B 공간 혁신 말고도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 곳곳에서 최초를 시도해 성공시킨 사례가 여럿 있습니다. 이 부분은 워낙 다룰 내용이 많아서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따로 연재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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