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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초, 마인츠 05의 국가대표 미드필더 홍현석이 덴마크 미트윌란으로 1년 임대를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한동안 ‘코리안 듀오’로 함께 불리던 두 선수 중 한 명이 팀을 떠나면서, 이재성이 이제 마인츠에서 홀로 태극마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궁금해졌습니다.
확인해보니 이재성은 지난 2월 팀이 강등권에서 사투를 벌이던 시기에 오히려 2년 재계약을 선택했고, 지금은 우르스 피셔 감독 체제에서 팀이 살아나며 지난 9월 20일 묀헨글라트바흐 원정에서 4-3 역전승을 이끄는 데 힘을 보태 팀을 리그 5위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마침 이 팀의 홈구장 이름에도 흥미로운 사연이 있어서, 현직 마케터 입장에서 마인츠 05를 한 번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관중과 티켓
마인츠의 홈구장 메바 아레나는 2011년 7월, 74년 동안 팀의 보금자리였던 브루흐베그슈타디온을 대신해 문을 열었습니다.
분데스리가 홈경기 기준으로는 33,305석 규모이고, 이 중 입석이 13,700석에 이릅니다.
국가대표 경기처럼 국제축구연맹 규정상 전 좌석제가 필요한 경기에서는 입석을 좌석으로 전환해 수용 인원이 2만7천 석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2025-26시즌 홈 관중은 2만4,500명에서 만석에 가까운 33,305명까지 편차를 보였는데, 대부분의 경기는 3만 명 안팎을 채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 2019년 6월 독일-에스토니아 유로 2020 예선전 당시 관중석 전경 · 저작자 Steffen Prößdorf (Wikimedia Commons, CC BY-SA)
2023년 8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DFB-포칼 경기에서는 노란 원정 유니폼을 입은 도르트문트 팬들이 원정석을 가득 메운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분데스리가 원정 응원 문화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해주는 장면입니다.

사진: 2023년 8월 DFB-포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 원정석을 채운 도르트문트 팬들 · 저작자 Sandro Halank (Wikimedia Commons, CC BY-SA)
입석 위주의 관람 문화도 특징적입니다.
현지의 한 축구 여행 전문 블로거는 메바 아레나를 찾았을 때 좌석 대신 완만한 계단식 입석 구역에서 친구들과 나란히 서서 경기를 봤고, 북과 스카프, 색종이 테이프가 만들어내는 열기가 다소 밋밋한 현대식 건축을 채워주더라고 전했습니다.
카드에 미리 금액을 충전해두면 맥주와 브라트부르스트(독일식 소시지)를 줄을 서지 않고 살 수 있었다는 후기도 남겼는데, 현직 마케터 입장에서는 결제 마찰을 줄여 객단가를 높이는 흔한 운영 방식이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티켓 가격은 입석 기준 10유로 초반에서 중앙 좌석 40유로 안팎까지 폭이 넓은 편이고, 상위권 팀과의 경기(카테고리 A)에는 5~10유로가 추가되는 구조입니다.
공간 활용과 F&B
경기장 케이터링은 가울스(Gauls GmbH)라는 업체가 전담하는데, 경기 당일에만 400명이 넘는 인력이 투입된다고 합니다.
관중석 구조도 마케팅 관점에서 볼 만한데, 네 개 스탠드가 모두 가파른 단층 구조로 지어져 있고 모서리가 열려 있어 도심과 주변 자연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붉은색 아치형 골조가 각 스탠드를 감싸고 야간 경기에는 조명을 받아 도드라지는데, 마인츠시 스스로도 이 경기장을 도시의 새로운 상징 시설로 소개할 정도로 랜드마크 역할을 겸하고 있습니다.
VIP 라운지는 35개 박스에 700석, 스탠드형 좌석 2,000석을 더해 총 2,700석 규모로 운영되는데, 일반 입장권보다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좌석을 별도 카테고리로 분리해 운영하는 구조입니다.

사진: 야간 홈경기 당시 관중석에서 바라본 경기장 전경 · 저작자 Ungry Young Man (Wikimedia Commons, CC BY-SA)
상품(MD)과 광고 인벤토리
메바 아레나라는 이름 자체가 이 구단의 스폰서십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네이밍라이츠(시설에 기업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권리)는 2011년 개장 당시 프랑스계 무역보험사 코파스(Coface)가 5년간 가졌고, 2016년부터는 자동차 브랜드 오펠(Opel)이 5년, 2021년부터는 산업용 섬유관리 기업 메바(MEWA)가 이어받았습니다.
메바는 기업 고객에게 작업복이나 걸레, 매트 같은 섬유 제품을 정기적으로 빌려주고 세탁과 수선까지 책임지는 B2B 렌탈 서비스 회사인데, 이미 2013년부터 구단의 섬유관리 파트너로 관계를 맺어온 뒤 8년 만에 네이밍라이츠까지 확보했습니다.
2021년 계약 당시 연간 약 230만 유로 규모로 알려졌고, 2025년 4월에는 계약을 2031년까지로 연장했습니다.
소비재나 금융 브랜드가 아니라 B2B 산업재 기업이 구단 네이밍라이츠를 사들인 사례는 흔치 않은데, 현직 마케터 입장에서는 소규모 파트너십으로 관계를 오래 검증한 뒤 네이밍라이츠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습니다.
유니폼 스폰서 구조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메인 스폰서이자 가슴 광고는 독일의 창호·건축자재 브랜드 쾨메를링(Kömmerling)이 맡고 있고, 이 계약은 2027년까지 연장돼 있습니다.
용품 후원사는 2023년 여름 이탈리아 브랜드 카파(Kappa)에서 독일 남부 가족기업인 야코(Jako)로 바뀌었는데,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을 강조하는 두 회사의 공통점이 계약 배경으로 꼽혔고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입니다.
이 밖에도 비트부르거(맥주), 라인란트팔츠주 복권공사 등을 포함해 2022-23시즌 기준 총 35개 스폰서십 계약을 운영했으며, 상위 5개 파트너가 전체 스폰서십 수익의 59%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중계권과 지역 경제효과
분데스리가는 2025~2029시즌 국내 중계권 계약에서 시즌당 11억2,100만 유로를 확보했는데, 직전 계약 대비 2% 오른 금액입니다.
유럽 다른 리그들의 중계권 수익이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나온 결과라 업계에서도 주목한 계약이었습니다.
마인츠가 지역과 밀착하는 방식은 독특합니다.
2011년 메바 아레나로 이전할 때 구단은 마인츠 카니발(파스트나흐트)의 대표 단체인 메엔처 슈벨쾨프를 앞세워 로젠몬탁(사육제 행렬)을 연상시키는 퍼레이드로 새 경기장 입성을 연출했습니다.
한때 상대 팬들이 마인츠를 그냥 카니발 클럽이라고 놀리던 표현을 구단과 팬들이 오히려 자부심의 언어로 받아들였고, 지금도 마인츠 사투리로 이름 붙인 팬클럽 225개가 이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매년 2~3월 열리는 마인츠 카니발은 독일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사육제 행사이고, 그중 아래 사진 속 청소년 가장 행렬도 2024년 66회째를 맞을 만큼 지금까지 매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단이 이 지역 축제와 스스로를 겹쳐 놓은 셈입니다.
프랑크푸르트라는 훨씬 큰 이웃 도시 옆에서 존재감을 지켜야 하는 마인츠 입장에서는, 지역 고유의 문화 자산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끌어들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사진: 2024년 2월 제66회 마인츠 청소년 가장 행렬(Jugendmaskenzug)의 슈벨쾨프 인형 · 저작자 Schiplagerheide (Wikimedia Commons, CC BY-SA)
KBO·K리그와 비교해보면
메바처럼 10년 넘게 소규모 후원사로 관계를 다진 뒤에야 네이밍라이츠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한 사례는, 제가 아는 한 국내 프로스포츠에서는 아직 흔치 않습니다.
국내 구장 네이밍라이츠는 대부분 구단을 소유한 모기업이 자기 이름을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고, 이번처럼 오랜 스폰서 관계가 네이밍라이츠로 이어지는 단계적 확장 모델은 참고할 만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축제와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는 국내에도 참고할 사례가 있습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함께 선보인 ‘K리그 트립데이’는 원정 응원을 지역 관광과 묶어 소개하는 프로그램인데, 마인츠의 카니발 클럽 정체성이 100년 넘게 자생적으로 쌓여온 것과 달리 리그 차원에서 설계된 최근 시도라는 점에서 결이 다릅니다.
두 방식 모두 구단이나 리그가 지역의 고유한 콘텐츠를 팬 경험에 녹여내려 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앞으로 국내 구단들이 각 지역 축제나 문화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갈지 지켜볼 만한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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