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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스피어

스피어(라스베가스) 후기 — 건물 하나가 광고판이자 무대인 공간마케팅의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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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
사이트 운영자가 직접 쓰는 프로스포츠 마케팅 인사이트2026-07-15 · 조회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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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출장 일정에 스피어(Sphere)를 넣은 건 순전히 궁금해서였습니다. 야구장도 아니고 농구장도 아닌데, 스포츠 마케팅 벤치마킹 목록에 왜 이 건물이 빠지지 않는지 직접 보고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다녀와서 든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이건 공연장이 아니라 건물 자체가 마케팅 자산인 사례라는 것.

라스베가스 스피어 외관 전경

스피어 — 건물 자체가 마케팅 자산

스피어는 2023년 9월에 문을 연 1만 8,6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으로, 건설비만 23억 달러, 우리 돈으로 3조원 가까이 들어갔습니다. 콘서트와 스포츠 경기, 컨퍼런스까지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데, 정작 이 건물이 유명해진 이유는 내부보다 외벽에 있었습니다. 160만 개가 넘는 LED로 뒤덮인 구체 표면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스크린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스테인드글라스 패턴이 떠 있었는데, 몇 시간 뒤에 다시 보니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건물이 고정된 외관을 갖는다는 상식 자체를 깨는 느낌이었습니다.

미디어 플랫폼으로서의 스피어

이게 왜 마케터의 눈에 특별하게 보였냐면, 스피어는 스스로를 경기장이 아니라 미디어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벽과 내부 스크린을 캔버스처럼 열어두고 브랜드, 스포츠, 아티스트, 게임 콘텐츠와 협업하면서 계속 새로운 이미지를 띄웁니다. 건물 하나가 이벤트가 있을 때만 켜지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매일 콘텐츠를 갱신하는 미디어 채널로 운영되고 있는 셈입니다.

라스베가스 스피어 외벽 및 내부 스크린

16K 랩어라운드 스크린과 4D 연출

내부로 들어가면 규모가 다시 한번 압도합니다. 16K 해상도의 랩어라운드 LED 스크린이 시야 전체를 감싸고, 빔포밍 기술을 적용한 사운드 시스템과 온도·바람·향기까지 더해지는 4D 연출이 함께 돌아갑니다.

이 안에서는 관객이 콘텐츠를 보는게 아니라 콘텐츠 안에 들어와 있는상태가 됩니다. 관람이 수동적인 감상이 아니라 경험 자체의 주인공이 되도록 설계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라스베가스 스피어 내부 몰입형 관람 공간

출구까지 이어지는 브랜드 경험

재미있었던 건 이 몰입감이 공연장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출구로 나가는 동선의 안내 사인조차 LED 조형물로 처리되어 있었는데, 관람이 끝나고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까지도 브랜드 경험이 끊기지 않게 설계해 놓은 걸 보면서, 공간 마케팅이라는 게 결국 시작부터 끝까지의 동선 전체를 다 콘텐츠로 본다는 뜻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정리하며 — 외벽을 미디어 자산으로

국내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계속 든 생각은, 우리는 아직 구장의 외벽을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써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국내 구장들은 외벽이 대부분 정적인 마감재로 끝나고, 미디어 요소는 전광판 안쪽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새로 짓는 돔구장이든 앞으로 리모델링을 하게 될 기존 구장이든, 외벽 자체를 브랜드와 팬 경험을 실어 나르는 미디어 자산으로 설계하는 걸 진지하게 제안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스피어만큼의 규모는 아니더라도, 건물이 곧 마케팅이라는 발상만큼은 국내 구장에도 충분히 옮겨올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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