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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다운타운에 있는 프리몬트 스트리트를 둘러봤습니다.
화려한 리조트가 몰려 있는 스트리트와 달리 이곳은 라스베가스가 시작된 ‘올드 베가스’ 거리인데, 이 오래된 거리가 지금도 연간 2,400만 명 넘게 찾는 명소로 남아 있는 이유가 궁금해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걸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설 하나가 아니라 거리 전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설계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리몬트 스트리트 익스피리언스 — 거리 전체를 지붕 씌운 발상
프리몬트 스트리트는 1995년에 처음 대형 LED 캐노피를 설치하면서 지금의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섯 블록에 걸친 보행자 전용 거리 위로 아치형 지붕을 씌우고, 그 위에 LED 스크린과 스피커, 라이브 공연을 결합한 ‘프리몬트 스트리트 익스피리언스’라는 이벤트를 연중 무료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도로 하나를 통째로 막고 지붕을 얹어서 브랜드 자산으로 바꿔놓았다는 발상 자체가 마케터 입장에서는 계속 곱씹게 되는 지점이었습니다.

비바 비전 — 세계 최대 LED 캐노피
가장 상징적인 건 역시 ‘비바 비전’이라는 이름의 세계 최대 LED 캐노피였습니다. 길이 420m, 폭 27m에 달하는 천장 전체가 4,900만 개가 넘는 LED 램프로 뒤덮여 있는데, 2019년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거치면서 화질이 4배, 밝기가 7배 좋아져서 이제는 밤뿐 아니라 낮에도 라이트쇼를 운영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25년 넘은 콘텐츠를 방치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하드웨어 자체를 갱신해온 셈인데, 한번 만든 랜드마크를 계속 최신 상태로 유지하려는 투자 태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머무는 거리를 만드는 라이브 무대
거리 곳곳에는 대형 무대가 세 곳이나 배치되어 있어서, 라이트쇼가 없는 시간에도 라이브 공연이나 대중음악 이벤트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연 앞에 멈춰 서게 되는 동선이었는데, 이렇게 보행자 전용 공간에 참여형 콘텐츠를 촘촘히 배치해서 ‘구경하는 거리’가 아니라 ‘머무는 거리’로 만들어놓은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슬롯질라 — 체험형 어트랙션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다
‘슬롯질라’라는 짚라인 체험 시설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LED 캐노피 아래를 그대로 가로질러 날아가는 체험형 어트랙션인데, 단순히 구경만 하던 관광객을 콘텐츠 안으로 직접 끌어들이는 장치였습니다.
라이트쇼, 라이브 무대, 체험형 어트랙션까지 겹겹이 쌓아서 ‘몰입형 미디어’, ‘참여형 경험’, ‘로컬 아이덴티티’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채우고 있다는 게 이 거리의 진짜 경쟁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70곳이 넘는 지역 소상공인과 협업하며 올드 베가스의 색깔을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까지 더해지니, 오래된 거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 랜드마크로 남아 있는 이유가 이해됐습니다.
정리하며 — 콘텐츠를 겹겹이 쌓아 체류 시간을 늘리다
프리몬트 스트리트에서 배울 점은 결국 콘텐츠를 겹겹이 쌓아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었습니다.
국내 구장도 전광판이나 조명 같은 미디어 인프라를 한 번 만들고 끝내기보다 주기적으로 갱신하고, 경기 전후 시간에 관중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머물 수 있는 참여형 콘텐츠를 구장 주변에 겹겹이 배치하는 방향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지역 소상공인과의 협업을 통해 구단만의 로컬 색깔을 만드는 것도 프리몬트 스트리트가 준 실질적인 힌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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