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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철도, 줄여서 메이테츠라고 부르는 이 회사가 70년 만에 한 프로야구단과 다시 손을 잡았다는 소식을 리서치 중에 접했습니다.
메이테츠가 한때 이 구단의 전신을 직접 운영했다는 사실도 그제서야 알게 됐습니다.
“70년 만의 재결합”이라는 문구가 주는 스토리의 무게가 궁금해져서, 이 기회에 주니치 드래곤즈와 홈구장 반테린돔 나고야의 사업 구조를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막상 들여다보니 정작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따로 있었습니다.
주니치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구단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센트럴리그 최하위에 그쳤고, 2026시즌 현재도 9월 중순 기준 6개 구단 중 5위에 머물러 있는 하위권 팀입니다.
그런데 정작 반테린돔 나고야의 좌석은 텅 비기는커녕, 2025시즌 가동률이 98%까지 올라갔습니다.
성적과 관중이 따로 노는 이 구조를 하나씩 보기로 했습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촬영 Gnsin, 2007) · CC BY-SA 3.0 · 반테린돔 나고야 외경
관중과 티켓
주니치는 2025시즌 홈 72경기(나고야 70경기와 지방 2경기)에서 총 252만832명을 동원했습니다.
1경기 평균 3만5012명으로, 입장객을 실수(實數)로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구단 역대 최다 기록입니다.
이 중 나고야돔 개최 70경기만 떼어놓고 보면 1경기 평균이 3만5673명까지 올라갑니다.
2026년 2월 좌석을 늘린 뒤 전체 좌석 수는 3만6778석인데, 이 숫자로 나눠보면 좌석 가동률이 98%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12개 구단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치이자, 1997년 돔이 문을 연 이래 가장 높은 가동률이라고 합니다.
2026시즌 들어서도 이 흐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야후뉴스로 재인용된 보도를 보면 주최 경기 관중이 8월 14일에 이미 2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도쿄스포츠가 4월 말 보도한 개막 10경기 집계에 따르면 홈 10경기 중 7경기가 만원사례(3만5000명 이상)를 기록했고, 좌석을 366석 늘렸는데도 늘어난 좌석 수보다 훨씬 많은 1경기 평균 1841명이 추가로 늘었다고 합니다.
티켓 가격도 2021년부터 AI 기반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도입해 운영 중입니다.
2026시즌은 홈 69경기 전체를 프리미엄·스탠다드·밸류 3단계로 나누고, 그중 20경기는 수급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값이 바뀌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요금을 별도로 매기는 구조입니다.
팬클럽 유료회원 수도 2026년 들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하니, 성적과 무관하게 팬층이 두꺼워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촬영 shiori.k from Japan, 2017) · CC BY-SA 2.0 · 주니치 경기가 열린 반테린돔 나고야 내부, 만원 관중석
공간 활용과 F&B
구단 창단 90주년을 맞은 2026년 2월, 반테린돔 나고야는 외야 펜스 앞쪽에 홈런윙과 아레나시트라는 새 좌석을 준공했습니다.
라이트 쪽 “메이테츠×WAO! 홈런윙”에는 카운터석 104석과 6인용 그룹석 3세트(18석), 휠체어석 6석이 들어섰고, 레프트 쪽 “도호가스 미래노만나카 홈런윙”에는 카운터석 116석과 6인용 그룹석 2세트(12석)가 새로 생겼습니다.
1루 쪽과 3루 쪽 아레나시트에도 각각 55석씩, 합쳐서 110석이 들어섰고요. 이렇게 늘어난 좌석을 모두 더하면 366석입니다.
구단 공식 자료가 공개한 이미지를 보면 이 좌석들은 테이블과 전용 의자를 갖춘 그룹석 형태라, 선수 플레이를 코앞에서 보면서도 여러 명이 함께 시간을 보내기 좋은 구조로 설계된 게 눈에 띕니다.

출처: 중일 드래곤즈 공식 홈페이지 · 신설 홈런윙 테이블석 이미지(실제 완공 모습과 다를 수 있는 구단 공식 발표 이미지컷)
이런 그룹석 확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리서치 과정에서 확인한 한 데이터 기반 분석 글에 따르면 반테린돔에는 테이블 딸린 박스석이나 카운터형, 테라스석까지 포함해 그룹석만 24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마스코트 도아라를 앞세운 “도아라데이”나 여성 관중을 겨냥한 “걸즈 시리즈” 같은 참여형 이벤트도 꾸준히 열리고 있고요.
현지의 한 관람 후기를 살펴보니, 돔 상단 통로 쪽 좌석이라도 방호망에 시야가 크게 가리지 않고 짐을 두기에도 공간이 넉넉해 의외로 추천할 만하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지하철역과 경기장이 직결돼 있어 날씨 걱정 없이 이동할 수 있다는 점과 맞물려, 관람 편의성을 꽤 신경 쓴 구장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상품(MD)과 광고 인벤토리
굿즈숍 인기를 보여주는 오래된 사진 한 장이 있습니다.
2011년에 촬영된 이 사진에는 “입장 제한 중, 매장이 혼잡하니 잠시 기다려 달라”는 안내판을 직원이 손으로 붙잡고 서 있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15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이 구단의 상품 판매는 여전히 화제성 있는 영역입니다.
매년 여는 “오시멘(推しメン, 최애 선수) 콘테스트” 같은 팬 투표 이벤트가 상품 소비와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촬영 shiori.k from Japan) · CC BY-SA 2.0 · 혼잡으로 입장이 제한된 구단 굿즈숍(2011년 촬영)
광고 인벤토리 쪽에서 가장 눈에 띈 건 메이테츠 이야기였습니다.
나고야 철도는 2026년 3월 1일 주니치 드래곤즈와 공식 파트너 계약을 맺으면서,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유니폼 바지에 파란색 “MEITETSU” 로고를 넣기로 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관계가 완전히 새로운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나고야 철도는 1951년부터 1953년까지 이 구단(당시 나고야군)의 경영에 직접 참여했던 이력이 있는데, 구단이 1997년 지금의 반테린돔으로 홈구장을 옮기면서 가까운 역이 멀어져 관계가 뜸해졌다가, 이번에 70년 만에 다시 손을 잡은 셈입니다.
두 회사는 “도도도(ドドド)”라는 공동 슬로건도 만들었는데, “드래곤즈로 두근두근, 한가운데로!”라는 문구의 줄임말이라고 합니다.
새로 생긴 홈런윙과 아레나시트에도 각각 다른 기업 이름이 붙었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라이트 쪽은 “메이테츠×WAO!”, 레프트 쪽은 “도호가스”, 1루 쪽 아레나시트는 “EVERYFOOD”, 3루 쪽은 “노미방재”로 이름이 각각 다릅니다.
구장 전체의 명명권(반테린)과는 별개로, 좌석 구역 단위로도 잘게 쪼개 파는 광고 인벤토리 구조인 셈인데, 마케터 입장에서는 이렇게 세분화된 스폰서십 자산을 만들어낸 발상이 참신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밖에도 아식스·에디온·스즈키·주니치신문이 공식 파트너로, 이온리테일과 코나미디지털엔터테인먼트가 골드 스폰서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구장의 상징과 90주년
반테린돔 나고야라는 이름 자체도 명명권 사업의 산물입니다.
제약사 흥화가 2020년 12월 나고야돔의 명명권을 처음 사들이면서 2021년부터 이 이름이 붙었는데, 5년 계약이 2025년 말 끝나는 시점에 맞춰 계약이 연장돼 지금도 같은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연장 금액은 비공개).
1997년 개장 이후 첫 명명권 계약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구장도 일본 프로야구 구장 중에서는 비교적 늦게 이름을 판 편에 속합니다.
2026년은 구단 창단 90주년이기도 합니다.
1936년 “나고야군”으로 출발한 이 구단은 용을 형상화한 숫자 “9”와 야구공 모양의 “0”을 조합한 기념 로고를 만들었고, 밴드 사카나쿠션의 보컬 야마구치 이치로가 홍보대사를 맡아 기념곡 제작 등에 나선다고 합니다.
앞서 살펴본 메이테츠와의 70년 만의 재결합도 이 90주년과 맞물려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중계권과 지역 경제효과
중계 쪽에서는 지역 지상파 CBC TV가 “모에요 도라곤즈(燃えよドラゴンズ)”라는 이름으로 경기를 방송해 왔고, 유료 채널 J스포츠가 주최 경기 전 경기를 생중계합니다.
2026시즌부터는 CBC가 야쿠르트 주최 경기의 방송권도 회복해, 사실상 전 경기를 지역에서 볼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지역 경제효과 이야기는 조금 조심스럽게 접근했습니다.
주니치신문 보도를 보면 이노우에 카즈키 감독이 지역 재계 모임에서 “만약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한다면 경제효과가 500억엔, 1000억엔, 1200억엔에 이를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합니다.
이건 실제로 발생한 효과가 아니라 우승을 가정한 전망치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습니다.
다만 이런 숫자가 지역 재계 모임에서까지 거론될 만큼, 주니치가 나고야를 연고로 하는 유일한 프로구단이라는 상징성이 크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KBO·K리그와 비교해보면
이번 리서치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은 KBO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국경제가 9월 12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2026시즌 KBO 누적 관중은 626경기 만에 1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세운 최소 경기 기록(643경기)보다 17경기나 빠른 속도입니다.
이 흥행을 이끄는 핵심 팬층으로 20~30대 여성이 꼽히는데, 개막 후 한 달간 야구장 결제 고객 중 여성 비중이 71%(20대·30대 여성이 각각 17%)에 달했다는 카드사 분석도 함께 소개됐습니다.
반테린돔에서 확인한 “2019년 대비 25~34세 여성 관중이 2.7배로 늘었다”는 흐름과 방향이 꽤 비슷합니다.
두 나라 모두 팀 성적과 무관하게 관중이 늘고 있고, 그 배경에는 젊은 여성 팬층의 확대와 “보는 야구”에서 “참여하는 야구”로의 소비 방식 변화가 함께 맞물려 있는 듯합니다.
티켓 가격 정책에서는 NC 다이노스가 좋은 비교 대상입니다.
NC는 2022년부터 KBO 구단 중 처음으로 AI 기반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도입했고, 이후 입장권 판매수입이 도입 첫해 60억원에서 이듬해 92억원으로 53.3% 늘었다고 합니다.
2025년 8월부터는 같은 블록 안에서도 좌석 위치에 따라 가격을 더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갔습니다.
주니치가 2021년부터 돔 전체 좌석을 대상으로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운영해 온 것과 비교하면, 두 구단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기술적 접근을 각자 발전시켜 온 셈입니다.
성적표만 보면 하위권에 머문 시즌이 이어지고 있지만, 관중석과 매출은 다른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 이번 리서치의 핵심이었습니다.
승부의 결과와 흥행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걸, 반테린돔 나고야의 숫자들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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