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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rawa-reds.co.jp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 공식 홈페이지) 2026/27시즌 유니폼 프로모션 배너 캡처 · 구단 공식 홍보 이미지, 편집·참고 목적 사용
J리그 통계를 뒤적이다 눈에 걸리는 숫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사이타마를 연고로 하는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의 2025시즌 J1리그 평균 관중이 3만7350명이라는 기록이었는데, 같은 시즌 기준 J1리그 전체 평균이 2만355명(2024년도 집계 기준)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숫자였습니다.
한 시즌 반짝 나온 숫자도 아니었습니다.
우라와는 2024시즌에 이미 평균 3만7519명을 기록하며 15년 만에 연간 70만 관중을 넘겼고, 2025시즌에도 70만9655명으로 2년 연속 70만 관중 고지를 지켰습니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화려한 한 방보다 이런 꾸준함이 훨씬 눈여겨볼 만한 지표입니다.
관중과 팬덤
우라와의 홈구장은 사이타마시 미도리구에 있는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입니다.
6만3700석 규모로 일본 내 최대,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축구전용구장인데,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전을 치르기 위해 지어진 뒤 지금까지 우라와의 홈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 구장은 사이타마현이 소유하고 지정관리자(지자체가 공공시설 운영을 민간에 위탁할 때 지정하는 운영주체)가 관리하는 공공시설이라, 다른 J리그 구장들과 달리 네이밍라이츠(기업이 비용을 내고 시설에 이름을 붙이는 권리)를 팔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다뤘던 가시마 앤틀러스의 메르카리 스타디움처럼 기업명이 붙은 구장들과는 대조적인 지점입니다.

출처: stadium2002.com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 공식 홈페이지) 스타디움 소개 페이지 캡처 · 시설 공식 홍보 이미지, 편집·참고 목적 사용
관중 숫자보다 더 인상적인 건 그 관중석을 채우는 서포터 문화입니다.
우라와 서포터는 일본 축구계에서 가장 조직적이고 열정적인 응원 문화로 꼽히는데, 빅매치가 열리면 스탠드가 온통 붉은 유니폼으로 뒤덮여 흔히 ‘빨간 바다’로 불릴 정도입니다.
실제로 이 구장을 다녀온 해외 관람객들의 후기를 찾아보면, 함성이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끊이지 않아 감각이 압도될 정도라 귀마개를 챙기는 사람도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축구전용구장이라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 거리가 가까운 것도 한 몫하는데, 현지 관전 후기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선수들의 표정과 공 차는 소리까지 느껴진다는 감상이 자주 언급됩니다.
좋은 자리를 잡으려면 킥오프 2~3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는 조언도 여러 후기에서 공통적으로 나왔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우라와 서포터들이 ‘팀이 이기고 있어서 응원하는 게 아니라 클럽이 존재하니까 응원한다’는 태도를 지켜왔다는 평가가 떠올랐습니다.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이만한 브랜드 충성도는 돈으로 쉽게 살 수 있는 자산이 아닙니다.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촬영 江戸村のとくぞう(Edomura no Tokuzo), CC BY-SA 4.0 라이선스 ·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 관중석 사진, 참고: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 위키백과
다만 이 흥행 구조도 성적 앞에서는 흔들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현장 관전기도 있었습니다.
축구 전문기자 우츠노미야 데츠이치(宇都宮徹壱)가 2026년 4월 우라와와 도쿄 베르디의 경기를 취재하면서, 날씨 좋은 주말 경기였는데도 이례적으로 전철이 한산했고 백스탠드 위쪽 좌석이 눈에 띄게 비어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당시 우라와는 이미 4연패에 몰려 있었는데, 이날 경기마저 승부차기 끝에 내주면서 5연패로 이어졌습니다.
아무리 리그 최고 흥행 구단이라도 팀 성적이 관중 동원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매출과 재무
숫자로 확인되는 이 팬덤은 고스란히 매출로 이어집니다.
우라와는 2023년도(2023년 2월~2024년 1월 회계연도) 사업수익 103억8400만엔을 기록하며 J리그 사상 최초로 100억엔을 넘겼고, 2024년도에도 102억1100만엔으로 2년 연속 100억엔대를 지켜 다시 한 번 리그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2025년도에는 113억1000만엔(환율에 따라 다르지만 원화로 대략 1050억~1060억원 안팎)까지 늘어나면서 3년 연속 100억엔 돌파를 이어갔습니다.
수익 구성은 입장료·광고료·상품이라는 세 축으로 나뉘는데, 2025년도 기준 입장료수익 22억1400만엔, 광고료수익(파트너 협찬금과 RBC, 즉 레즈 비즈니스 클럽이라는 기업 회원제 프로그램 회비 등을 합친 것) 41억9500만엔, 상품수익 16억8200만엔이었습니다.
상품수익은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다만 2025년도는 순손실 1억엔을 기록하며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원인은 2025년 여름 미국에서 열린 FIFA 클럽월드컵 참가였습니다.
우라와는 2022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발판으로 일본 클럽 최초로 32개 팀 체제로 확대된 이 대회에 출전했는데, 인터 밀란·리버 플레이트 등과 한 조에 묶여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습니다.
원정 경비와 전력 보강에 쓴 투자가 커서 사업경비가 전년 대비 15억2400만엔 늘었고, 그 결과가 순손실로 나타난 겁니다.
그럼에도 구단 측은 이 참가를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규정했고, 실제로 사이타마 서포터 약 5000명이 미국 원정까지 따라갔다는 점에서 브랜드 노출 효과는 상당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상품(MD)과 굿즈 매장
상품(MD) 쪽에서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마스코트 전문매장입니다.
우라와는 2025년 11월 이온몰 우라와미소노에 “REDIA FACTORY(레디아 팩토리)”라는 매장을 열었는데, J리그 최초의 상설 마스코트 캐릭터 전문매장이라고 합니다.
마스코트 ‘레디아’ 패밀리를 테마로 한 인형·티셔츠·스티커 등을 파는 곳인데, 취급 상품의 약 80%가 이 매장에서만 파는 한정판이라고 합니다.
유니폼 판매가 상품 매출을 이끄는 구조에서, 마스코트 굿즈로 판매 채널을 넓히는 전략인 셈입니다.
축구단이 스타디움 안 매장을 넘어 쇼핑몰에 상설 매장을 낸다는 발상은 K리그 구단들도 참고할 만한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redia-factory.jp (구단 마스코트 매장 공식 홈페이지) 오픈 안내 배너 캡처 · 구단 공식 홍보 이미지, 편집·참고 목적 사용
광고 인벤토리와 해외 파트너십
광고 인벤토리(스폰서 노출 지면과 권리를 통칭하는 마케팅 용어) 구조를 보면 POLUS(주택건설), 나이키, 미쓰비시중공업, 미쓰비시자동차, DHL 등 9개 기업이 최상위 등급인 톱파트너로 참여하고 있고, 그 아래 오피셜·프리미엄·패밀리 등급으로 수십 개 기업이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건 베트남항공과의 파트너십인데, 구단은 이를 단순 광고 계약이 아니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과 일본을 잇는 ‘허브’ 역할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라와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아카데미 축구교실을 2024년 9월부터 운영해 이제 2년째를 맞았고, 태국 무앙통 유나이티드와도 파트너십을 맺어 교류하고 있습니다.
베트남항공과의 파트너십은 이 아카데미 개설 이후인 2026년 2월에 별도로 체결된 프리미엄 파트너 계약입니다.
스폰서십을 국내 노출용 광고로만 쓰지 않고 해외 시장 개척의 발판으로 쓰는 전략인데, 해외 진출이나 글로벌 마케팅을 고민하는 국내 구단 입장에서도 참고할 만한 부분입니다.
티켓
티켓은 좌석 등급이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메인스탠드 중앙의 프리미엄석이 최대 9200엔, 골대 뒤 서포터석(자유석)은 회원가 2100엔부터 당일 현장가 3200엔까지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합니다.
4층 프라이빗룸인 ‘뷰박스’는 20인 기준 최대 60만5000엔짜리 코스도 있어서, 대중 관중석부터 기업 접대용 프라이빗 공간까지 폭넓게 갖춘 구조입니다.
2026·27시즌부터는 경기별 수요에 따라 가격이 세 단계로 바뀌는 ‘플렉스 프라이싱’(수요 연동 가격제)도 도입한다고 하니, 티켓 판매 전략도 계속 정교해지고 있는 셈입니다.
중계권
중계권은 개별 구단이 아니라 J리그 전체가 일괄 계약하는 구조입니다.
J리그는 2023년 DAZN과 11년간 최대 2395억엔(레브뉴셰어, 즉 매출 연동 배분 방식을 포함한 금액) 규모의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고 2033년까지 이어집니다.
우라와를 포함한 각 구단은 이 중계권료를 리그 분배금 형태로 나눠 받는데, 2025년도 우라와가 받은 J리그 분배금은 5억3900만엔이었습니다.
지역 밀착과 사회공헌
지역 밀착 활동에서는 ‘하트풀 클럽’이라는 축구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눈에 띕니다.
2025년 한 해에만 사이타마시·사이타마현의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을 544회 방문해 3만9718명과 함께 공을 찼다고 합니다.
또 구단이 운영하는 복합 스포츠시설 ‘레즈랜드’는 2025년 7월로 개장 20주년을 맞았는데, 그 20주년을 기념해 같은 해 12월 27일 별도로 마련한 행사에서 1198명이 함께 만든 인간 형상 축구공 조형물이 기네스 세계기록으로 인증되기도 했습니다.
20년째 지역 어린이들과 몸으로 부대끼며 쌓아온 활동이 이런 상징적인 이벤트로 이어진 걸 보면, 단발성 사회공헌이 아니라 꾸준함 자체가 브랜드가 된 사례로 보입니다.

출처: redsland.jp (레즈랜드 공식 홈페이지 사진 다운로드 페이지) 2025년 12월 27일 기네스 세계기록 달성 현장 촬영(사진협력: 주식회사 드론브리스) · 구단 공식 배포 이미지, 편집·참고 목적 사용
K리그와 비교해보면
여러모로 시사점이 많습니다.
2025시즌 K리그1에서 가장 관중을 많이 모은 구단은 FC서울로 평균 2만4417명이었는데, 우라와의 3만7350명에는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K리그1·2를 합친 2025시즌 유료관중은 3년 연속 300만 명을 넘겼고 입장수입도 461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찍었으니 흥행 자체는 분명 우상향하고 있지만, 매출 구조를 보면 여전히 상당수 구단이 모기업 지원에 의존하는 비중이 큽니다.
반면 우라와는 입장료·광고료·상품이라는 세 개의 독립적인 수익원을 스스로 키워온 지 오래됐고, 그 결과가 J리그 사상 최초의 3년 연속 100억엔대 매출로 나타난 셈입니다.
마스코트 전문매장으로 상품 판매 채널을 넓히고, 해외 항공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아세안 시장까지 노리는 모습을 보면, 팬덤의 크기만큼이나 그 팬덤을 사업으로 연결하는 정교함이 눈에 띕니다.
K리그 구단들도 모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방향에서 참고할 지점이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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