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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탠드 증축이 끝난 뒤의 마치다 기온 스타디움 전경(2021년 10월)

마치다 기온 스타디움 후기 — 사이버에이전트가 산 J1구단, 관중 1만 명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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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운영자가 직접 쓰는 프로스포츠 마케팅 인사이트2026-09-25 · 조회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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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읽는 시간 약 8분
  1. 팬과 티켓
  2. 공간 활용과 스타디움 그루메
  3. 상품(MD)과 광고 인벤토리
  4. 구단 성적과 구장만의 상징
  5. 중계권과 지역 경제효과
  6. KBO·K리그와 비교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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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오세훈 선수가 시미즈 에스파루스로 완전이적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가 몇 달 전까지 몸담았던 팀 이름이 다소 낯설어서 찾아보니, 도쿄도 마치다시를 연고로 하는 FC마치다 젤비아라는 구단이었습니다.

2022년 J2리그 15위에 그쳤던 팀이 불과 몇 년 사이 J1리그 상위권과 아시아 대륙별 대회 결승까지 오가는 구단으로 바뀌어 있었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다소 의외의 이름인 인터넷 광고회사 사이버에이전트가 있었습니다.

직접 가본 적은 없는 구단이지만, 현직 마케터로서 이 구단이 짧은 시간에 몸집을 키운 방식이 궁금해 관련 자료를 하나씩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팬과 티켓

홈구장인 마치다 기온 스타디움은 J리그 개최 기준 수용 인원이 15,320명입니다.

2009~2014년(약 1,700석 증설, 공사비 약 30억 엔)과 2018~2021년(약 5,000석 증설, 공사비 약 48억 엔) 두 차례의 대규모 증축을 거치며 지금의 규모를 갖췄습니다.

J1 승격 첫해인 2024년에는 팀이 3위까지 오르며 국립경기장에서 4경기를 추가로 치렀는데, 그 덕에 그해 시즌 평균 관중은 구단 역대 최다인 17,610명까지 올라갔습니다(국립경기장 개최분을 포함한 수치).

2025시즌은 국립경기장 대관이 줄면서 시즌 전체 평균이 13,381명으로 전년 대비 24.0% 낮아졌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조정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2025년 9월 사커다이제스트 인터뷰에서 구단 우에다 무사시 COO가 밝힌 바에 따르면, 홈구장(기온 스타디움)에서만 치른 경기의 1경기 평균 관중은 10,211명으로 수용 인원의 3분의 2 수준을 꾸준히 채우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접근성입니다.

가장 가까운 역인 오다큐선 츠루카와역에서도 버스로 20분 이상 걸리고, 도보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거리입니다.

전체 방문객의 약 65%가 마치다시 외부에서 온다는 구단 자체 조사 결과를 감안하면, 관중 1만 명대가 사실상 상한선처럼 작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리그전 기준으로는 츠루카와·마치다·타마센터·후치노베·미나미마치다 그란베리파크 5개 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며 구단이 접근성을 최대한 보완하고 있는데, 원정팬 입장에서도 이 배려가 체감되는 모양입니다.

가시마 앤틀러스를 응원하는 한 원정 서포터는 개인 관전기에서 평일 저녁 경기였는데도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없었고 막차를 놓칠까 걱정하지 않고 돌아올 수 있었다고 적었는데, 대중교통이 불편한 구장치고는 운영이 꽤 촘촘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취지였습니다.

티켓은 2026/27시즌부터 다이내믹 프라이싱이 적용되지만, 시즌권 보유자는 이 변동가격의 영향을 받지 않고 항상 가장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백스탠드 증축이 끝난 뒤의 마치다 기온 스타디움 전경(2021년 10월)

사진: Wikimedia Commons(촬영: TSUBAME98) · CC0(퍼블릭 도메인) — 2021년 10월 3일 촬영, 백스탠드 완공 이후 모습입니다.

공간 활용과 스타디움 그루메

기온 스타디움은 다른 J리그 구장과 비교하면 콘코스가 넓은 편은 아니지만, 그 좁은 공간을 스타디움 그루메(경기장 먹거리)로 촘촘하게 채우는 방식으로 관중 경험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대표 메뉴인 베이컨 꼬치구이는 누적 판매량이 15만 개에 육박한다고 하고, “천공의 주방”이라는 이름의 매장에서 파는 훈제 치킨은 구단 엠블럼을 인두로 새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FC도쿄를 응원하는 한 서포터는 원정 관전기에서 이 훈제 치킨을 두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테마파크 못지않은 완성도라고 적었을 정도로, 상대 팀 팬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난 모양입니다.

생맥주 800엔, 캔맥주 500엔으로 가격대는 J리그 평균 수준이지만, 음료 홀더가 따로 없어 좌석에서 마시기 다소 불편하다는 원정 관전기도 있었는데, 이런 디테일은 실제로 자리에 앉아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 눈에 띄었습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젤비아 서포터들(2016년 11월)

사진: Wikimedia Commons(촬영: Mitti0606) · CC BY-SA 4.0 — 2016년 11월 12일 촬영

상품(MD)과 광고 인벤토리

사이버에이전트는 2018년 10월 제3자 배정 증자 방식으로 11억 4,800만 엔을 투입해 젤비아 지분 80%를 확보했고, 2022년 12월부터는 창업자인 후지타 스스무 대표가 직접 구단 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모기업이 인터넷 광고·미디어 회사인 만큼, 구단 파트너십 영업에도 그 역량이 그대로 반영됩니다.

2026년 9월 기준 파트너 기업은 114개사에 달하는데, J1 상위권 다툼을 벌일 만큼 성적이 오른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늘어난 숫자입니다.

광고 인벤토리 운용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계열 인터넷TV 아베마와의 연계입니다.

아베마는 젤비아의 홈 경기 전 경기를 무료로 생중계하는데, 이는 일본 프로축구리그 전체 중계권(2033년까지 독점 계약)을 보유한 다즌과 아베마의 파트너십을 통해 가능해진 구조입니다.

모기업의 미디어 자산을 구단 노출에 그대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스포츠 구단을 일종의 콘텐츠·광고 플랫폼으로 다루는 시각이 읽힙니다.

FC마치다 젤비아 엠블럼

이미지: Wikimedia Commons(제공: FC Machida Zelvia) · 퍼블릭 도메인

구단 성적과 구장만의 상징

짧은 기간에 파트너와 관중이 늘어난 배경에는 물론 성적이 있습니다.

고교 축구 감독 출신인 구로다 고 감독이 부임한 2023년, 팀은 J2리그 10라운드 이후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우승했고, J1리그 데뷔 시즌인 2024년에는 3위까지 올랐습니다.

2025년에는 리그 6위에 그쳤지만 대신 구단 사상 첫 천황배(일본판 FA컵) 우승을 차지했고, 이 여세를 몰아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는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 뒤 토너먼트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결승까지 올랐습니다.

지난 4월 2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결승전에서는 알아흘리 사우디를 상대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0-1로 아쉽게 패했지만, 완전 원정 환경에서 결승까지 오른 것만으로도 구단 역사상 최고 성과로 남았습니다.

경기장 애칭인 “GION(기온)”은 사실 교토의 유명한 기온 축제에서 따온 이름이 아니라, 2020년 1월부터 이 구장의 네이밍라이츠를 사들인 물류기업 “기온(ギオン)”의 사명에서 따온 것입니다.

사가미하라시에 본사를 둔 이 종합물류기업은 회장의 성이 “기온(祇園)”인 데서 회사명이 나왔는데, 같은 기온 그룹이 J3리그 사가미하라의 홈구장에도 이미 네이밍라이츠를 갖고 있어 두 구장을 구분하려고 일부러 로마자 표기 “GION”을 그대로 브랜드로 썼다고 합니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지형 때문에 서포터들 사이에서는 이 구장이 “천공의 성”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데, 실제로 홈경기 킥오프 전에는 원시인 분장을 한 퍼포머들이 등장해 이 세계관을 살리는 연출을 한다고 하니, 앞서 소개한 “천공의 주방” 매장 이름과도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셈입니다.

2018~2021년 증축 이전, 푸드트럭이 늘어선 마치다 경기장 외관(2013년 3월)

사진: Wikimedia Commons(촬영: Waka77) · CC0(퍼블릭 도메인) — 2013년 3월 촬영으로, 2018~2021년 증축 이전 모습입니다.

중계권과 지역 경제효과

마치다시는 구단의 J1 승격 이후 셔틀버스 증편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행정 차원의 지원을 이어가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타마 도시모노레일을 경기장 인근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2022년 1월 노선안이 확정됐지만 기존 경로보다 3km를 우회해야 해 소요 시간이 7분가량 늘어나는 구조라, 비용 대비 효과를 둘러싼 논의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일부에서는 아예 마치다역 인근에 새 구장을 짓는 “역세권 구장” 구상도 나오는데, 경기 전후로 시내 상권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접근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이를 지렛대 삼아 교통 인프라 논의 자체를 앞당기고 있다는 점은, 스포츠 구단이 지역 개발 의제를 견인하는 사례로 눈여겨볼 만합니다.

KBO·K리그와 비교해보면

IT·게임 기업이 프로구단을 소유해 그룹 차원의 콘텐츠·마케팅 자산과 연계하는 방식은 한국에도 이미 있습니다.

게임회사 엔씨소프트가 소유한 NC 다이노스가 대표적인데, 구단 마스코트와 브랜딩에 게임 IP 감성을 접목해온 사례는 사이버에이전트와 젤비아의 관계와 꽤 닮아 있습니다.

접근성 문제로는 강원FC가 떠오릅니다.

강원FC는 강릉과 춘천 두 도시를 오가며 홈경기를 치르는 독특한 체제인데, 수도권에서 원정을 오는 팬 입장에서는 교통편이 마치다 원정 못지않게 까다롭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구장이 관중 규모의 한계를 스스로 만든다는 점에서, 두 리그 모두 비슷한 숙제를 안고 있는 셈입니다.

작은 지방 도시 구단이 모기업의 미디어 역량을 등에 업고 짧은 기간에 아시아 대륙별 대회 결승까지 올라간 사례는, 국내 구단 마케팅 담당자 입장에서도 참고할 지점이 많습니다.

특히 접근성이라는 근본적인 약점을 감추지 않고 행정과 협업해 정면으로 풀어가려는 태도는, 시설 개선이 느린 국내 구장 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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