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이강인 선수 입단을 기념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구장에 대해 좀 알아봤습니다.
마침 홈페이지를 방문하니 메인화면을 우리 이강인 선수가 장식하고 있네요. 참 멋진 일입니다.
이 경기장의 특이한 점은 경기장 이름입니다. 경기장 이름이 몇 년 사이 세 번 바뀐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닙니다. 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구장은 2017년 완공 당시 반다 메트로폴리타노였다가, 2022년 시비타스 메트로폴리타노로, 그리고 2024년 10월부터는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같은 건물이 9년 만에 세 개의 이름을 거친 셈인데,
마케터 입장에서 보면 이 잦은 개명 자체가 이 구장이 얼마나 활발한 협상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가장 최근 계약부터 살펴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항공사 리야드 에어는 2024년 10월 스타디움 네이밍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기간은 2032-33시즌까지 9년이고, 네이밍 권한만 놓고 보면 총액 2억 5000만~3억 유로,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2770만~3330만 유로 규모로 외신에 보도됐습니다.
여기에 2023년 8월부터 이미 진행 중이던 유니폼 스폰서십(연간 4000만 유로, 2026-27시즌까지)과 각종 성과 보너스 조항까지 모두 합치면 9년간 최대 6억 5700만 유로까지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는데, 이건 네이밍 권한 단독 금액이 아니라 유니폼 스폰서십과 보너스를 다 더한 총합이라는 점을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직전 스폰서였던 시비타스 퍼시엔시스는 2022년 7월부터 10년 계약, 연간 1000만 유로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2년여 만에 리야드 에어에 자리를 내줬고, 대신 지속가능성 파트너 및 훈련장 인근 스포츠 콤플렉스 시공사로 남아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네이밍 권한 하나에도 스폰서 교체와 재협상, 잔류 조건까지 층위가 겹겹이 쌓여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출처: tour-museum.atleticodemadrid.com 아틀레티 투어 & 뮤지엄 공식 페이지
공간 측면에서는 최근 몇 년 새 수용 인원이 꾸준히 늘었습니다. 2023년 9월 기준 7만 460명이었던 좌석 수는 스카이박스 2개소 신설과 VIP석 확장, 장애인 관람석 추가 공사를 거쳐 현재 7만 692명까지 늘어난 상태입니다.
좌석 가격대도 넓게 벌려놨는데, 2025-26시즌 시즌권 기준 가장 저렴한 상단 스탠드석이 290유로, 가장 비싼 서쪽 하단 스탠드석이 2250유로로 약 7.8배 차이가 납니다. 프리미엄석은 마오우 클럽, 텔레포니카 클럽, 시비타스 클럽까지 코너마다 성격이 다른 VIP 라운지 세 곳으로 나뉘어 있고, 각 라운지는 5석에서 18석 규모의 프라이빗 박스와 가죽 시트, 킥오프 75분 전부터 경기 종료 45분 후까지 이어지는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구장은 2019년 WFS 산업 시상식에서 애틀랜타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스타디움”으로 선정됐고, 같은 해 미국 엔지니어링 뉴스레코드(ENR)의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부문 우수상도 받았습니다. 6336톤 규모의 강철 지붕 구조와 89만 4000제곱피트에 달하는 반투명 PTFE 막으로 좌석 대부분을 비로부터 보호하는 설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상품 판매 쪽에서는 경기장 서쪽 1층에 자리한 1300제곱미터 규모의 애틀레티 스토어가 핵심 거점입니다. 유니폼과 트레이닝복, 신발, 커스텀 프린팅 구역까지 갖췄고 전통 로고와 오리지널 로고를 각각 살린 상품 라인이 따로 구성돼 있습니다.
시내 그란비아 거리에도 별도 매장을 운영해 경기가 없는 날에도 팬들이 접근할 수 있는 판매 채널을 유지하는데 이전 포스팅때도 얘기 했지만 이 부분은 참 부러운 부분입니다.
여기에 2025년 4월에는 나이키와 2035년까지 이어지는 새 용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규모가 기존 대비 3배 이상으로 알려지면서 유니폼 자체가 별도의 수익원으로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출처: atleticodemadrid.com 애틀레티 스토어 공식 페이지
광고 인벤토리에서 저의 눈을 가장 부럽게 만든 건 “스카이 리본”입니다.
지붕 안쪽 링을 따라 360도로 둘러싼 플렉시블 LED 스크린으로, 둘레 404미터에 높이 약 5미터 규모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2025시즌부터 2개 시즌 동안 스페인 공식 스폰서로 참여해 설치했고, 기존 펜스 광고판이나 전광판과 달리 지붕 라인 전체를 하나의 광고·연출 매체로 쓴다는 점에서 인벤토리 자체의 성격이 다릅니다.
여기에 통신사 텔레포니카는 단순 광고주를 넘어 공식 기술 파트너로 들어와 있는데, 메트로폴리타노를 완전한 디지털 IP 기술로만 운영하는 첫 스타디움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경험 상 마케터의 입장에서 가장 부러운 건 광고 인벤토리의 웅장함입니다. 이런 곳에 광고를 유치하면 광고주의 만족도뿐 아니라 영업을 담당한 직원들도 모두 뿌듯해 하니까요.

출처: tour-museum.atleticodemadrid.com 아틀레티 투어 & 뮤지엄 공식 페이지
팬 편의 쪽에서는 “아틀레티 투어 & 뮤지엄”이 핵심 상품입니다.
1903년 창단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터치스크린과 VR 고글, 프로젝터, 인터랙티브 게임으로 체험하는 인터랙티브 박물관에, 1군 라커룸과 선수 터널, 벤치, 프레스룸, 프레지덴셜 박스까지 도는 가이드 투어(약 1시간 30분, 영어·스페인어 진행)를 더한 구성입니다.
온라인 리뷰 사이트에서는 5점 만점에 4.4~4.5점대의 평점을 유지하고 있고, 방문객들은 특히 가이드의 전문성과 라커룸 등 평소 못 보는 공간에 대한 접근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투어보다 줄이 짧고 덜 붐빈다는 후기도 여럿 눈에 띕니다.

IT나 AI 활용도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자연어 처리 기반 챗봇 “아틀레티 봇”이 상시 응대하고 있고, 2025-26시즌과 2026-27시즌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 중인 와이파이 업그레이드는 HPE 아루바 센트럴의 AI 기반 운영 플랫폼으로 관리되는 1500개 이상의 접속 포인트에 와이파이6·와이파이7 기술을 함께 적용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클럽 기술개발 담당 이사가 직접 밝힌 내용으로, 8년 된 기존 인프라를 교체해 동시 접속 밀도가 높은 상황에서도 지연을 줄이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접근성 측면에서는 텔레포니카·라리가와 함께 시각장애 팬을 위해 공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햅틱 태블릿과 오디오 설명을 결합한 서비스를 선보였고, 매치데이에는 “아틀레티 캠”이라는 포토 토템을 통해 선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이메일로 즉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도 텔레포니카 클럽 라운지에서 운영합니다.
국내 프로스포츠와 비교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네이밍 계약의 성격 차이입니다.
KBO리그는 신한은행과 2028년부터 10년간 연 115억 원 규모로 타이틀스폰서 계약을 새로 맺었는데, 이건 리그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계약이고 아틀레티코처럼 개별 구단의 경기장 하나에 이름을 파는 구조와는 계약 범위 자체가 다릅니다. 그래서 “아틀레티코가 스타디움 이름값만으로 연 최대 3330만 유로를 받는다”는 숫자와 “신한은행이 리그 전체 타이틀로 연 115억 원을 낸다”는 숫자를 단순히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건 성격이 다른 계약을 섞는 셈이라 주의가 필요합니다.
다만 개별 구단 단위의 경기장 네이밍권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고 모기업의 지원금이 아직도 필요한 국내 시장에서, 유럽 빅클럽들이 네이밍 권한을 스폰서 교체 주기에 맞춰 재협상하며 몸값을 계속 올리는 방식은 참고할 만한 흐름입니다.
LED 인벤토리 쪽도 마찬가지인데, K리그에서는 대전하나시티즌이 리그 최초로 경기장 외부에 대형 실외 LED 전광판을 설치한 정도가 최신 사례이고, 아틀레티코의 스카이 리본처럼 지붕 링 전체를 하나의 360도 LED 매체로 통합한 사례는 아직 국내에 없습니다.
좌석 가격을 최저-최고 7.8배 차이로 벌려 다양한 소비자층을 흡수하는 시즌권 설계나, 코너마다 성격이 다른 VIP 라운지를 세 개나 운영하는 방식도 국내 구단들이 멤버십·시즌권 상품을 세분화할 때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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